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시작이 마주하는 요즈음, 고전과 낭만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마음을 두드린다.

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최희준)이 제224회 정기연주회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다. 23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연주회에서는 차세대 바이올린주자로 꼽히는 조진주 씨를 초청해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을 시작으로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을 들려준다.

‘마탄의 사수’ 서곡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독일 오페라의 새로운 낭만파 시대를 여는 등 베버가 진정한 `독일낭만파 오페라의 창시자'로 등극하도록 도운 작품이다.

당시 지휘하던 베버의 모습을 지켜본 9살 소년 바그너는 훗날 이 작품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탐독하는 철학자부터 빈의 대중 잡지 <모드 저널>의 독자까지 다양한 계층을 매료시켰다면서 자신은 “제왕이 되는 게 아니라 베버처럼 지휘하는 게 소원”이라 말했다.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다운 영감과 자유로운 환상 및 풍부한 가락이 특징으로 보헤미아만의 농후한 색채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꼽힌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협연자로 나선다.

뛰어난 표현력과 깊은 음색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진주 씨는 17세 때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1위와 관중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0년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위 및 오케스트라 상 수상, 2011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2위 수상, 2014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했다.

‘베토벤 교향곡 제7번’에 대해 프란츠 리스트는 “리듬의 화신”이라 했고 바그너는 “무도의 화신”이라 했다. 반면 클라라 슈만의 부친 프리드리히 비크는 “술집에서 주정을 부리다가 쓴 작품”이라 했고 베버는 “이제야말로 베토벤은 정신병원에 가야 할 때가 왔다”고 혹평했다. 베토벤 스스로도 4악장을 가리켜 “나는 인류를 위해 좋은 술을 빚는 바커스며 그렇게 빚은 술로 세상의 풍파에 시달린 사람들을 취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