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70억 인구를 일렬로 세워놓고 계산기를 하나씩 준다. 이들에게 수학문제집을 주고 1초에 한 문제씩 풀게 한다. 이렇게 해서 17일간 밤낮으로 계산을 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총  계산량. 이것이 바로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컴퓨터가 단 1초 만에 계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비유는 슈퍼컴퓨터의 고성능을 말해주는 것이다.
  슈퍼컴퓨터란 성능이 매우 뛰어난 컴퓨터를 지칭하는 용어다. 위키피디아는 “현 시점을 기준으로 최고의 기술, 최신의 사양을 접목해 가장 빠른 성능을 보여주는 컴퓨터를 지칭하는 말이다”고 정의 하고 있다. 그러니까 초고속이며 거대용량을 가진 게 바로 이 슈퍼컴퓨터다. 그렇다면 얼마나 성능이 좋아야 이 범주에 들까. 이에 대해서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연산 처리 속도가 세계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를 슈퍼 컴퓨터라고 본다.
  슈퍼 컴퓨터의 역사는 꽤 오래다. 최초는 1964년 미국 CDC사의 시모어 로저 크레이가 설계한 CDC6600이다. 연구원들은 당시 기존 컴퓨터 보다 10배 빠른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매진한 결과 이를 만들어 냈으며 슈퍼라는 접두사를 붙여 다른 것들과 구분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좀 늦다. 2004년 도입한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를 처음으로 본다. 그리고 2016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슈퍼컴퓨터는 대략 10대 내외다. 하지만 중국의 세계1위에 비하면 그 성능이 7% 남짓에 불과하다.
  이 컴퓨터의 용도는 다양하다. 주로 기상 예측과 모의 핵실험 분야에서 사용된다. 또 기상 연구와 단백질 입체구조 예측, 양자 역학 연구, 생물학적 화합물의 성질 계산, 항공기의 비행 및 충돌 시뮬레이션 등에서도 슈퍼컴퓨터는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 슈퍼컴퓨터 분야 세계 1위에 등극했다는 보도다. 세계 슈퍼컴퓨터의 순위를 집계하는 ‘톱 500 프로젝트’를 보면 중국은 500위 내에 202개를 보유해 미국 143대를 제치고 세계 최고였다. 또 세계에서 연산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순위에서도 중국이 1,2위를 독식했다. 다만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이 분야에서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수준과는 차이가 많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그 나라의 기술과 산업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이대로 간다면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중국이나 미국에 고스란히 내줄 처지다. 대규모의 투자와 지속적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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