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즈쿠리 기반 기술은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제조업의 발전을 뒷받침함으로써 생산의 확대, 무역 진흥, 신산업 창출, 고용 증대 등 경제의 모든 영역에 걸쳐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국민 생활 향상에 기여해왔다. 또 모노즈쿠리 기반 기술에 관련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이러한 기술의 담당자로서 그 수준의 유지 및 향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2000년 일본정부가 공포한 ‘모노즈쿠리 기반기술 진흥법’의 전문 일부다. 여기서 모노즈쿠리란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뜻이다. 일종의 장인 정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원래는 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학원 교수가 제조업에 강한 일본 기업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위 전문에서는 이 모노즈쿠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와 함께 근로자들의 공헌과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그들에게 유인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처럼 일본은 제조업 왕국으로서 진면목을 이 모노즈쿠리에서 찾는다. 이는 일본 제조업의 혼이자 자존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장신 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려는 국민적 의지와 노력이 오늘의 일본 제조업을 낳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노즈쿠리가 흔들리고 있다. 엔도 이사오 와세대 대학원 교수는 ‘끈질긴 경영’이라는 저서에서 일본 제조업 현장의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며 그 이유로 구조조정을 비롯해 기술 기능 전승의 결핍, 기업의 해외이전 등을 들었다. 엔도 교수는 또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부족이나 현장 경시 풍조도 모노즈쿠리의 퇴조에 한 몫 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요즘 일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닛산 자동차는 품질 검사원 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시험관이 해답지를 아예 나눠줘버렸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고베 제강은 검사결과를 조작해 품질 미달의 제품을 출시했고 스바루 자동차는 무자격자에게 완성차 품질검사를 맡긴 게 발각돼 25만 여대의 자동차를 리콜 했다.
  자동차 산업을 위시해 일본 제조업들은 세계 최고의 품질로 전 세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한국 제조업으로서도 따르고 싶은 롤 모델이 바로 일본 제조업이며 그 진수는 모노즈쿠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이 연이어 실수를 저질러 그 명예와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경제 자체가 동요할 수 있다. 한국은 늘 장인정신 부족을 안타깝게 여겨왔다. 일본의 실수는 그래서 타산지석이자 반면교사일 수 있다. 이 기회에 한국도 모노즈쿠리의 정신을 체질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