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잃어버린 제 몫 찾기와 국가계획 상 독자권역 설정을 핵심으로 하는 전북 자존의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여러 전략 가운데 하나로 유대인 전략을 활용하는 것을 들고 싶다. 미국 내 유대인은 전체 인구의 2%밖에 안 된다. 소수의 유대인은 강력한 연대력으로 미국과 전 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연대하는 힘의 원천은 미국 최대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에이펙)이다.

에이펙은 롤 콜(ROLL CALL)을 통해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한다. 롤콜은 지난 1 년 동안 이스라엘을 위해 에이펙의 요청에 가장 잘 협력해 준 미국 연방의원들을 순서대로 호명하는 것이다. 성적이 좋은 의원들에게는 유대인들의 후원금이 뒤따르고, 선거 때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몰려간다. 그렇지 못한 의원들은 다음 선거 때 대부분 낙선된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예비경선이 끝나기 전에 이미 에이펙의 모든 역량은 오바마에게 쏠려 있었다. 2008년 5월 에이펙 총회에서 오바마는 이스라엘에 충성서약을 하고 11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9년 워싱턴 최고급 호텔에서 열린 에이펙 총회에는 유대계 지도자 5,400명, 대학생 1,200명,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포함한 200여개 대학교 학생회 그리고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모였다. 총회 현장에서만 3억 달러가 모금됐다.

에이펙과 함께 유대인의 권익을 강력하게 지키는 조직은 유대인비방대응기구(ADL)이다. 이 기구는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에 대한 이미지를 관리한다. 유대인들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개인, 기업 심지어는 국가에 대해서도 대응한다. 이들은 한국에 관한 문제에도 개입했다. 한국의 인기 교양만화인 『먼 나라 이웃나라』가 유대인을 폄하하는 듯한 내용을 시정하라는 것이었다.

우리 전라북도로서는 유대인의 이러한 전략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전북발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탄소·새만금·잼버리 등과 관련된 3대 법안 제정과 개정에서 롤콜 전략을 도입해야 할 것 같다. 탄소법안은 탄소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문제가 걸려 있다. 새만금법안은 공공주도 매립을 이끌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이 주요 과제이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지원 특별법 마련이 절실하다. 국가예산도 전북이 당초 요구한대로 7조 1,590억 원을 확보하도록 롤콜을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롤콜은 전라북도 요청에 가장 잘 협력해준 국회의원들을 순서대로 호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전라북도뿐 아니라 애향운동본부, 전국의 전북 향우회 등 관련단체에 통보하고, 다음 선거에서 지원여부를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단체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며, 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전북은 지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65%라는 전국 최고의 지지율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바로 이처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전북 발전의 길을 열어가는 기회를 잡게 됐다. 전북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대인의 에이펙과 같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북 자존의 시대는 먼저 전략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춘구(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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