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2008년 우리나라는 한 가구당 한 대의 자동차를 보유했었다. 2016년 현재는 한 가구당 1.15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인구로 따지면 2.3명당 1대를 보유하는 셈이다. 승용차만을 기준하면 인구 1000명당 341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2006년 241대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인구 1000명당 100대의 승용차가 늘어났다.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차량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양산차량의 획일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최적화하거나, 특수한 목적에 맞도록 고안한 특장차량 개발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이들 산업이 큰 범위에서 튜닝이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튜닝은 크게 3개 분류로 구분한다. 첫째가 내장 및 외장을 변화시키는 디자인과 관련된 드레스-업 튜닝(Dress-up tuning)이요, 두 번째는 엔진성능과 동력전달장치, 승차감과 관련한 현가장치, 코너링 능력 등의 주행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튠-업 튜닝(Tune-up tuning)이다. 마지막으로 빌드-업 튜닝(Build-up tuning)이라는 장르로 자동차의 적재함이나, 승차장치의 구조를 변경하는 다양한 차량이 포함되며, 흔히 특장차라고 불리는 산업도 이에 해당된다.

빌드-업 튜닝에 포함되는 특장차는 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개조된 푸드 트럭, 환자의 이송을 위해 개조된 구급차, 야외 활동을 하기 위한 캠핑카, 소방차, 탱크로리, 믹서차 등이 그 것이다. 전북에서는 고층건물에 이사나 높은 곳에서 작업 할 때 사용하는 고가사다리차, 차량을 견인하기 위한 레커차와 관련한 산업이 발달해 있고, 그 영역을 캠핑카와 푸드 트럭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가 입지하고 있는 전북은 전국 중대형 상용차의 94%를 생산하는 핵심지역이고, 완성된 차량을 개조하는 후방산업인 특장차산업이 지역에서 발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전라북도와 기술원은 특장차산업협의회를 결성하고, 이들 업체의 활성화와 협력 모델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김제 백구지역에 33만㎡ 규모의 특장차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고 지난해 분양을 시작해 현재까지 25개기업이 분양을 결정하여 분양률이 80%가 넘었고, 조만간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14개 기업은 건축을 진행하고 있거나 이미 가동을 하는 업체도 있어, 어려운 시기에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2017년 4월 이곳에 6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특장차자기인증센터를 구축함에 따라 전북은 특장차의 생산과 인증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네트워크 체계도 마련하게 되었다. 김제시와 함께 2단계 특장차 집적화 단지 조성 논의가 심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업계의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특장차산업은 국내 판매 기반의 확충과 중국, 러시아, 신흥시장 등 시장 수요의 증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후방산업인 특장차산업의 발전과 기술경쟁력 강화가 곧 상용차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상승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친환경화, IT융합화, 안전기술 강화라는 3대 기술 축으로 변화함에 따라 특장차산업의 앞길에도 많은 도전과제가 있다. 특장기자재의 동력원인 유압을 전동화로 바꿔야 하고, IT와 융합된 인간 친화형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또한 최근 발생하는 다수의 전복사고 등에서 자유로운 안전한 차량개발도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18년부터 ‘특장차 산업 활성화 및 산업생태계 모델 구축’ 사업이 신규로 진행되면 이 같은 과제해결은 물론 더 많은 차종이 개발되고 연관 산업으로 파급이 확대될 것이다.

특히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가 특장차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8.9㎢의 넓은 행사장에 169개국 5만여명이 참가하는 만큼, 이들 인원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차량에 신기술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무실을 이동형 캠핑카로 꾸미고, 행사 참가자들의 청소와 음식물 배급을 지원하는 차량은 자율주행기능과 자율작업기능 이 부가된 첨단 차량으로 선보일 필요가 있다. “Draw Your Dream!”이라는 잼버리 주제에 걸맞게 우리 전북의 첨단 특장차 집적지의 꿈을 그리고 실천하는데 역량을 모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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