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지 전주시의회의장

 러시아의 소설가 고골리는,“청년에게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고, 아일랜드의 유명작가 오스카와일드는“청춘은 이유도 없이 웃는 법이며 그것이 청춘의 가장 중요한 매력 중 하나”라고 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하고 찬란한 시기가 바로 그 청춘이란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현 시대에 있어, 청춘이란 그다지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릴 수 없을 듯하다.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져온 학원과 학업의 스트레스가 대학 입시로 확대되어 청춘의 즐거움을 느끼거나 희망을 찾기보다는, 암묵적 좌절과 비관적 우울감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최근 부산에서 벌어진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은, 성인들의 조직적 범죄현장을 연상케하는 피투성이 모습의 사진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세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어 강릉에서도 또래 친구를 집단 폭행하고 이를 영상 촬영하는 등 10대들의 폭력 사건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10대 범죄의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심지어 바로 얼마 전에는 여중생 에이즈 감염사건과 관련,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성매매를 알선하였다는 충격적인 뉴스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또한 이러한 범죄의 가해자들이 재범 이상의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청소년 범죄 처벌 강화 청원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워야 할 청춘이 이처럼, 상처와 그늘로 얼룩지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심리전문가들은,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범죄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에서 찾는다. 첫 번째는 가정 해체와 맞벌이로 인한 가정교육 및 양육의 울타리가 무너진데 있다. 두 번째는 학교에서의 올바른 훈육 부재와 학업중심의 경쟁교육이 주는 스트레스다. 세 번째는 스마트폰 사용 등 인터넷 사용이 폭증하면서 현실과 사이버공간 사이의 정체성 혼란을 꼽고 있다.
 청소년들의 신체 발육은 성인에 못지않지만, 뇌 발달은 아직 미숙한 중요한 시점으로, 다양한 종류의 생활지도와 통제력의 습득은 물론 타인을 배려하는 공감교육과 적절한 학습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자존감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인 만큼, 부모의 관심과 사랑 속에 적극적인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밭에 돋아난 푸른 싹이 따사로운 햇살과 양분 속에서 건강한 나무로 자라나듯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입식 교육이나 경쟁을 통한 대학 입학 선발이 아니라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과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일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이미 하나의 인격이라는 존중 속에서, 스스로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회복해줄 때, 마음으로부터 희망이 싹트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공자는, 청춘을 일러 이렇게 말했다.
“젊은 시절은 일 년으로 치면 봄이요, 하루로 치면 아침이다. 그러나 봄엔 꽃이 만발하고 눈과 귀에 유혹이 많다. 눈과 귀가 향락을 쫓아가느냐 부지런히 땅을 가느냐에 그 해의 운명이 결정된다.”
 청소년기는 내일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시기다. 아름다운 청춘의 봄을 맞은 청소년들이 부지런히 땅을 갈며 행복하게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물론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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