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가장 길었다고 하는 추석 연휴 동안 전라북도는 한옥마을로 인해서 전북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다.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주시내 16개 문화시설을 찾은 방문객 31만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전주시가 집계한 방문객 통계는 일일 기준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시설별로는 경기전과 어진박물관, 전주공예품전시관, 소리문화관, 전통술박물관 등의 순서로 방문객이 많았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가 이 기간 검색어 데이터와 사용자 이용기록 464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당당히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삼성에버랜드와 해운대해수욕장, 순천만국가정원 등을 제친 것이다. 또 카카오내비가 3038만 건의 길안내 정보 등을 종합한 검색어 순위에서도 인천공항과 스타필드고양 등 교통·쇼핑시설을 제외한 목적지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해 국가대표 관광지임을 증명했다.

한옥마을 음식점들은 재료가 바닥이 나 음식을 제대로 대지 못했다. 한옥마을이 대박을 내면서 우리 전라북도는 호남제일성으로서 전북의 자존심을 높이 세울 수 있게 됐다. 송하진 지사가 소리 높여 외친 ‘전북 자존의 시대’는 사실상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려고 전국에서 아니 세계 방방곡곡에서 방문객이 밀려드는 것은 ‘전북 자존의 향기’를 함께 느끼고자 하는 바람의 발로이다.

우리는 이러한 바람을 바르게 분석하고, 더욱 더 승화시키며 전북의 자존심을 더 높이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지역의 관광경제를 살리고 소득도 높이도록 해야 한다. 전통문화가 소득의 원천임을 깨닫고 더욱 더 이를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한옥마을이 성공하는 원인을 분석하면,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전통을 살려 작은 물길을 내거나 청연루를 짓는 등 기반시설을 갖춰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추석연휴에 맞춰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여러 가지의 전통문화행사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옥마을을 찾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관리체제는 크게 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 장사진을 이루는 차량들이 원활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주변의 학교 운동장 등 공공시설에 주차를 하게하고 방문객이 조금 더 걷게 하는 것도 방편이다. 또 한옥마을에 넘쳐나는 쓰레기를 곧바로 치우도록 해야 한다. 요즘 한옥마을에서 느끼는 불쾌감은 여기저기 나뒹구는 바로 이 쓰레기에서 나온다. 통행인이 다니는 인도도 관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사실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전주의 인상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대박나고 우리의 자존감을 살리는 것을 보면 기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오랫동안 지켜온 우리의 전통문화가 우리를 살릴 수 있는 것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우리는 ‘전북 자존의 시대’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부흥시키며, 4차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 특히 판소리와 무용, 서예, 선비문화 등 체험 프로그램을 심층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 전통문화수도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한다. ‘한국 속의 한국’으로서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건설해나가야 한다.

                                        /이춘구(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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