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양계단지 AI극복 선도사례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때 마다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김제 용지면 양계단지의 AI 극복사업이 개선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제 양계단지는 익산 황등 양돈단지와 함께 전국 규모이면서도 전형적인 후진국 형 축산으로 AI와 구제역 피해가 반복돼 왔다. 양돈단지는 새만금호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정부 재정지원에 의한 축사매입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단지 폐쇄로 해결됐다.
  그러나 가축전염병 피해와 새만금호 수질 오염에서 별 차이 없는 양계단지는 개선이 진척되지 못한 채 다시 AI 계절을 맞고 있는 것이다.
  양계축산의 AI 피해는 천문학적 규모다. 2003년 이후 발생한 AI로 닭오리 등 가금류 7천6백만 마리가, 지난겨울 이후 3개월 동안에도 3천3백여만 마리가 살 처분됐다. 전국 보상금액이 1조원에 이르고 김제 용지서만 4차례 1천977억 원으로 알려졌다.
  지난겨울 같은 시기에 AI가 발생한 일본은 사육 규모가 우리 2배에 이르나 114만 마리 살 처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의 가축전염병 피해가 엄청난 것은 우리의 후진국 형 밀집축사 밀식사육 때문으로 밝혀졌다.
  일본 AI 발생지역 축산단지 10km내 축산농가가 7곳에 불과한데 비해 김제 용지는 410곳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닭 한 마리 면적이 A4용지 한 장에도 못 미친다. 아예 전염병의 온상이나 다름없다.
  우리 축산당국은 그간 후진국 형 축산환경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 AI만 발생하면 대량 살 처분이란 땜질 방역에 급급하다가 결국 국가예산으로 천문학적인 보상을 반복했다. 그간의 보상금액만으로도 전국 축산단지의 선진국 형 대 전환이 가능했을 수 있다. 
  김제 용지단지는 황등 단지와 같이 계사 매입-단지 폐쇄의 농림축산식품부 방식이거나 축산농가 분산이주 소개 등 전북도 방식의 획기적인 사업추진이 절실하다. 그에는 상당한 사업비가 소요되어 정부 재정 투입이 요구되고 김제시 조례와 개정 축산법령 저촉 등의 장애 극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복되는 대규모 AI피해와 그로인한 천문학적 규모의 보상금 재정을 감안하면 선진국 형 축산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하고 또 얼마든지 가능하다 할 것이다. 김제 용지 양계단지를 선도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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