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천절과 추석연휴 기간 사이에 끼어 있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확정했지만, 도내 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자영업자들은 현실적으로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상당수 비정규직과 도내 중·소사업장 근로자들이 연휴기간 동안 쉬지 못하거나, 일해도 휴일수당을 받지 못한 채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작 연휴기간에 쉴 수 있는 사람들과 그러지 못한 사람들 간의 양극화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긴 연휴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국내소비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서 도내 자영업자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른바 임시 공휴일의 양극화가 벌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의 경우도 연휴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지만 임차료와 인건비는 그대로 이기 때문이다.
 사무실이 밀집한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박 모씨(45)는 “10월 2일이 임시 공휴일로 확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한 숨 부터 나오더라. 소위 ‘직장인 먹자골목’인 이곳은 주말이나 연휴 때는 평일 매출의 절반도 안 된다”며 “여름휴가 기간에도 간신히 직원들 월급만 줄 수 있었는데 10월 달에는 건물 임대료조차 내기 어려울 게 불 보듯 뻔하다”고 하소연했다.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주 모씨(52)도 “남들은 황금연휴라 기대하고 있겠지만, 우리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영업자들에게 하루를 쉬는 건 다음날 굶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오히려 하루라도 더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휴 때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 문을 열어 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시공휴일에 자유롭게 쉴 수 없는 자영업자들은 당장 매출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당장 휴가 사용이 자유로운 대기업 직장인이나 공무원들이 해외여행 등으로 비행기표를 앞 다퉈 구매해 예약 사이트가 폭주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 등 숙박업계도 최장 10일 연휴를 맞아 대목을 맞았지만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한옥 마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42)는 “연휴가 길어지면 관광업계나 숙박업계가 대목이지만 오히려 이번 연휴 때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해 한옥마을 상인들도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며 “해외여행해외출국자가 늘어 내수는 되레 침체돼 자영업자들만 힘들어 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도내 중소기업 직원들 역시 임시 공휴일 지정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연휴가 끝난 뒤 몰려들 납품 요구를 맞추려면 연휴기간에도 공장에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연휴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에 세심한 지원방안을 관련기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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