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에너지 정책 기조를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희비도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원자력과 석탄 업계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 반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업계는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이 일부 부안·고창 어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쾌속 순항 중 이다.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라는 찬성의견과 어업활동 제한 등 어업피해를 내세운 반대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의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점이다.

그동안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그 소문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공사현장으로 달려갔다.

지난 4월 첫 삽을 뜬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은 격포선착장에서 15㎞ 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행 중이다.

일반 배로는 1시간 30분은 넘게 걸리지만 고속정을 이용해 30여분 만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70m 높이의 거대한 크레인이 설치된 플로팅 크레인선(해상기중기)과 리볼빙 크레인선, 육상크레인을 얹은 바지선, 이를 끌고 이동하는 예인선, 이미 설치된 3기의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수산업 공정을 위한 구조물, 해상변전소용 구조물이 전부였다.

이들은 망망대해에서 마치 한 개의 점과 같았다. 실제 구조물들의 이격거리가 800m에 달해 한쪽에서 다른 구조물을 바라보면 마치 손톱처럼 작게 보였다.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은 현재 연구실증사업으로 부안-고창 앞바다에 3MW 용량의 풍력설비가 올해 3기, 오는 2019년까지 총 20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으로 인한 어업피해 여부다.

사업현장에서는 건설된 지 4개월 정도 지난 기초구조물에 미역과 따개비가 붙어있고 숭어치어가 떼로 다니는 등 새로운 해양생태계가 만들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민들이 걱정하는 어선의 통항과 항해가 현재 금지돼 있지만 완공되면 재개할 예정으로 목포대에 의뢰해 완공 후 통항 가능한 선박은 무엇인지, 조업 가능한 어업은 무엇인지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해상풍력은 해상풍력이 조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어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산업 공유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와 별도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을 조성해 부안군 등을 위해 쓸 계획이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이 완공되면 하늘에서는 전력이 생산되고 바다 위에서는 어선이 조업을 하고 수면 아래에서는 양식업이 펼쳐질 것”이라며 “서해의 생산성이 큰 폭으로 제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부안의 지역경제는 농업과 어업, 관광에 국한된 상황이고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모처럼 활성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상풍력발전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풍력터빈 20기가 들어서는 60MW급 실증단지가 들어서도 상주인원이 50여명임을 감안하면 확산단계에 접어들어 2.5GW급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고용인원이 수천명에 달한다는 예측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안으로서는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이 지역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 1단계 실증사업은 아기의 탄생으로 비교하면 인큐베이터다. 실증사업이 완성되면 한국해상풍력의 아기가 태어나는 셈”이라며 “2단계 확산단계인 시범사업이 끝나면 고등학교 졸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건설비가 실증사업의 50~60%로 내려가고 태양광발전소 건설비용보다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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