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마크인 호랑이를 삭제한 건 세월호라는 괴물 때문이다. 그토록 오랜 세월 물속에 있다 3년 만에 끌려나온 괴물을 좇고 사건 현장을 포착한다. 나아가 노송을 비롯한 자연과 푸른 빛깔로 희망을 말한다.

조병완 작가가 16일부터 2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여덟 번째 개인전 ‘아리랑-좋은 날’을 연다. 민화에 등장할 법한 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현대라는 밀림을 살아내는 현대인들의 민낯을 드러낸 그.

2014년 세월호 참사부터 올해 세월호를 인양, 해부하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록했다. 생생한 장면은 당시 상황과 슬픔, 분노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잔인한 4월이 명백한 4월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격변과 혼란의 시기를 넘어서길 소망하며 ‘아리랑’ 연작을 선보인다.

민족의 염원과 독자성을 부각하는 시리즈에는 노송(老松)을 중심으로 자연이 등장한다. 추운 겨울에도 한결 같은 모습의 소나무를 길잡이로 제시한 다음 주변 오솔길, 정자, 석탑은 민화처럼 배열한다.

이는 청색으로 구현하는데 쓸쓸한 마음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바라는 듯하다. 세월호로 세상을 등진 이들이 먼 곳에서나마 행복하길,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쁨이 함께하길.

고창 출생으로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까지 200여회 기획 및 초대 단체전에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전업작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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