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김을 식용으로 한 역사는 꽤 길다. 멀리 삼국시대에 이미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우리 식탁에 오른 때는 조선 중기쯤이다. 경상도지리지에는 김이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고 동국여지승람에도 전남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이라는 언급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1650년경 광양 태인도의 김여익이 우리나라 최초로 김 양식에 성공한 것이 널리 보급된 계기로 본다.
  김의 명칭 유래에 대해서도 설이 구구하다. 일설에 의하면 조선조 왕이 김을 맛있게 먹은 뒤 그 이름을 신하들에게 물었다. 한 신하가 광양에 사는 김 아무개가 만든 음식이라고 답하자 그 자리에서 이 음식의 이름을 김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김 양식에 처음 성공한 김여익이 광양에서 가까운 하동장에 내다 팔았는데 사람들은 태인도 김씨가 만든 것이라 해서 김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김은 우리 식탁에서 두 손에 꼽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음식이다. 그럴 만도 하다. 영양의 보고인데다 맛이 좋고 조리도 쉽기 때문이다.
  김은 영양 덩어리다. 우선 단백질의 경우 김 5매는 달걀 1개에 버금가는 양을 품고 있다. 콩 보다 더 풍부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 미네랄과 무기질은 소고기의 200배이며 비타민 C 함량은 귤 3개에 해당하는 양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비타민 A, B 등도 많다. 거기에 달콤한 맛과 기름진 맛이 나는 알라신과 글리신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완전식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김을 밥에 싸 먹는 나라는 일본뿐이어서 그간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이 세계인의 간식으로 무한변신하고 있으며 덩달아 수출도 크게 는다는 보도다. 우리나라 수출액을 보면 2007년 6000만 달러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3억5300만 달러로 늘더니 올 들어서는 7월 현재 3억29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5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김 수출 대상국도 90여 개 국에 이를 정도다. 외국에서는 김을 반찬이 아니라 스낵식품으로 즐겨 먹는다. 미국의 경우 포테토칩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음식 한류의 한 예인 것 같아 반갑다. 과거 서양 사람들은 김을 블랙페이퍼라고 부르면서 이를 먹는 우리나라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지금은 오히려 영양 간식이라며 앞 다퉈 먹고 있다. 우리 먹거리가 앞으로도 세계화의 첨병이 될 수 있다는 증거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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