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에 익숙해질수록 공허함과 외로움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을 쓰다듬을 판이 돌아왔다. 지친 몸과 마음에 새 힘을 불어넣고 ‘우리’의 가치를 되새길 또 다른 삶의 현장, 굿으로 향하자.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가 주최, 주관하는 ‘제22회 필봉마을굿축제’가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필봉농악전수교육관(필봉문화촌)에서 열린다.

필봉농악 상쇠이자 필봉농악을 전국에 알린 공로자 고 양순용 명인을 기리고자 1996년 시작된 행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국가무형문화재 제 11-5호 필봉농악을 비롯해 전국 6대 농악과 국가무형문화재가 한데 모이는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축제다.

스물두 번째 행사에서는 무형유산을 힘겹게 지키는 이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등 기존 취지를 이어간다. 올해의 경우 ‘삶이 굿이고 굿이 삶이여’를 주제로 관객들이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국제교류공연을 마련해 음악 폭을 넓힌다.

일단 임실필봉농악, 진주·삼천포농악, 평택농악, 이리농악, 강릉농악, 구례잔수농악이 펼쳐지며 농악국가무형문화재 초청공연이 자리한다. 창작 연희극 ‘히히낭락’ ‘필봉연가’, 아동연희극 ‘내 손 안의 도깨비’는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다.

인문학 콘서트 ‘굿은 협화여~’에서는 양진성 관장(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필봉농악 인간문화재)이 풍물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통해 공동체가 무너진 시대, 농악이 가진 협화의 뜻을 전한다. 학술세미나에서는 ‘임실필봉농악의 전승활동과 시대적 의미 읽기’를 주제로 주제발표와 논문발표, 초청발표, 토론을 진행한다.

특히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낮에는 나도 전승자 체험 ‘축제를 배우다’ ‘축제를 즐기다’ ‘축제를 팔다’를 꾸려 필봉농악 악기들과 소리를 배워보고 상쇠를 뽑아본다. 마당밟이를 비롯한 문화 체험 부스, 장터도 배치한다.

겨루기인 ‘제5회 전국 대학생 양순용배 풍물굿 경연대회’ ‘제5회 전국전통연희 생활문화동호인 경연대회’ ‘제12회 전국전통연희 개인놀이 경연대회’는 계속된다. 밤에는 필봉야류 ‘달굿’이 시작된다. ‘산조야(夜)’ ‘흥이夜’ ‘굿이夜’ 테마별로 산조여행, 7080우리 시대굿 이야기, 한·카자흐스탄 문화교류의 장을 갖는다.

한·카자흐스탄 국제교류공연으로 카자흐스탄 국립 민속악기 박물관 소속 앙상블 ‘사즈겐 사지’가 방문하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복원된 카자흐스탄 민속 악기를 활용한 민속 음악부터 세계 팝 음악, 우리 소리인 아리랑까지 폭 넓게 연주한다.

행사 관계자는 “농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공연들과 함께 무형유산교류의 활성화, 풍물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더불어 한옥 숙박 체험단지를 구축해 가족과 함께 전통문화 접할 기회를 제공, 전통문화공간으로 인식시켜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문의 063-643-1902./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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