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공부는 아니었지만 항상 가까이 뒀다. 읽고 되뇌면서 그의 가슴 속 씨앗을 뿌렸고 싹을 틔웠으며 열매를 맺었다. 마음 속 가득한 이야기들은 삶을 딛고 선 서정시로 피어났다.

정영숙이 첫 시집 <강가에 서면 나도 강이 된다>(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시는 나의 나비다. 정지된 시간 속 박제가 될 뻔한 나비, 가슴 속 멈추지 않는 날갯짓이 있다. 맑은 하늘에 수천수만 하얀 나비 떼의 군무, 시의 길을 간다”는 시인의 말에는 늦은 만큼 뜨거운 열정이 담겨있다.

표제시 중 ‘마음이 무거울 때 강으로 나아가라/…/강은 그리운 아버지의 가슴으로 터 가는 길/진정 나도 강물이 되리라/’에서는 즐겨 사용하는 유랑의 이미지를 강물로 드러내고 있다.

현실 도피가 아니라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오랜 세월 꿈꾼 이상향으로 향하는 적극적 자세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긍정적이지만 애수가 서린, 그다운 서정시다.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2014년 <한국국보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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