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이하 계남정미소)가 기획전 ‘시절노래’를 연다.

11일부터 27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2012년 9월 문을 닫은 후 5년 만의 기획전으로 진안 계남정미소와 함께 전주 서학동사진관을 운영 중인 김지연 씨가 기획했다.

농민들의 삶을 일상적인 곳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담기 위해 시작한 계남정미소의 취지를 지키는 한편, 그곳을 잊지 않는 이들과 일 년에 한 두 번이라도 공감하기 위해서다. ‘시절노래’에는 진안 지역에서 십여 년 전 수집한 글귀사진과 전주 서학동 할머니들의 사진 및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이 자리한다.

시기, 장소부터 유행, 상황, 심경까지 다양한 문구가 박혀있는 가운데 ‘꽃 시절에 친우를 부여잡고’ ‘도리떡의 추억’ ‘빛나는 혼인계 굳세게 나가세’ 등 그 시절 좌우명들이 눈길을 끈다. 흑백사진 속 하얀 글씨는 당시를 입증하려는 듯 선명하지만 그럴수록 먹먹하고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결혼, 돌, 가족사진은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고 자식들을 키워내기까지 겪었을 고됨과 성실함을 고스란히 전한다. 그 시절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그들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또한 충분히 아름답고 아름다울 거라 말하는 듯하다.

김지연 관장은 “나이에 따라 아름다움은 변한다. 시절에 따라 노래도 변한다. 그러나 나이에 따라 변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 아니며 시절에 따라 변한 건 노래가 아니다. 아름다움은 허망하지만 헛되지 않고 시절은 흘러가지만 노래는 남는다”면서 “계남정미소는 나에게 늘 아프고 그리운 존재다. 많은 분들이 이 소박한 전시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금, 토, 일만 개관한다. 개막은 11일 오후 4시./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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