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비즈니스계는 윤리 경영이 화두다. 윤리 경영은 기업 활동에 있어서 기업 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경영 정신이다. 원래 기업이란 이윤극대화가 목적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경영 성과가 좋더라도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결국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윤리 경영의 역사는 아주 오래다. 멀리 영국 산업혁명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본주의 초기인 150여 년 전 다니엘 샐트와 그 아들은 브래드포드시에서 직물공장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공해에 찌든 데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노동자들의 조건은 최악이었다. 다니엘 샐트 부자는 용단을 내렸다. 인근에 기업 신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샐타이어시가 새로 만들어지고 종업원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종업원 보호라는 기업 윤리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이렇게 오랜 연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기업들의 행태는 문제투성이다. 기업들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불탈법 행위와 부패, 갑질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게 다반사다. 이를 비윤리 경영이라고 부르는데 기업들이 이윤을 얻기 위해 법과 제도를 장애물로 간주하는 전근대적 경영 형태다. 다시 말해 경영과 윤리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법 테두리 내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도 좋다는 식이다.

그래서 투자의 귀재라는 워렌 버핏은 “기업이 명성을 구축하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이를 파괴하는 데는 단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최근 청와대가 연 ‘15대 그룹 기업인과의 대화’에 중견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오뚜기가 초청을 받았다. 영어 God와 합성해 갓뚜기라고 불리는 이 기업은 오너의 주식 상속과정에서 상속세를 법대로 냈다. 당연한 일이지만 흔치 않은 일이다. 또 비정규직 비율도 타 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으며 9년째 제품 값을 올리지 않았다. 전형적인 윤리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청와대 초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청와대는 오뚜기를 모범 기업으로 평가하고 이례적으로 초청 대상에 넣었다.

오뚜기는 한 마디로 착한 기업이다. 이제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이 갖춰야 할 경쟁력 중 하나가 윤리 경영이라는 데 모두들 동의하고 있다.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라는 이야기다.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획득해야만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 신뢰는 바로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윤리 경영에서 우러나온다. 제2, 제3의 갓뚜기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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