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1955)’ 속 지하철 환풍구 위 바람에 치마가 들리자 손으로 누르는 장면은 도발적인 외모와 천진한 웃음의 온도차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때문에 ‘20세기 최고의 섹스심벌(성적 매력을 통해 인기를 얻는 사람)’ ‘세기의 스타’로 기억되지만 어린 시절과 결혼생활의 상처를 견디다 젊은 나이 불분명한 죽음에 이른 불행한 여인이었다. 동시에 정치적 자유를 갈망하고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의식 있는 시민이었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1926년~1962년) 55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고 그의 다양한 면을 살필 수 있는 영화제가 마련된다. 전북영화연구회(회장 장세균)와 마릴린먼로영화제(위원장 백학기)가 8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오즈하우스 명품관 1층과 전주 성지월드시네마(서노송동 586-134 성지빌딩 4층)에서 여는 ‘마릴린 먼로 영화제’.

2014년 영화를 사랑하는 장년층 전문가와 일반인 10여명이 결성한 전북영화연구회는 2016년 동년배들이 과거 좋아했던 외국영화를 다시금 상영하자는 생각에 첫 영화제를 가졌다. 빔 밴더스의 특별회고전으로 꾸려진 ‘독일영화제’가 그것이다.

두 번째인 올해는 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겨울에서 여름으로 시기를 옮기고 희대의 스타 마릴린 먼로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가 죽음에 이른 8월 초에 맞춰 개막하는가 하면 특정 이미지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마릴린먼로영화제 백학기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모두가 아는 별 중의 별이지만 활동기간은 10여년에 불과하다. 불확실한 사유로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 관능미로 알려져 있으나 내면연기도 훌륭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영화를 수집했고 이번에 일부를 상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가운데 4일 오후 7시 오즈하우스에서 공개할 개막작은 ‘부적응자(The Misfits‧1961)’다. 마릴린 먼로의 유작으로 깊이 있는 내면연기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세 번째 남편인 미국 최고 극작가 아서 밀러가 각본을 쓰고 존 휴스터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5일과 6일은 오후 1시 30분과 3시 30분, 5시 30분 성지월드시네마에서 만날 수 있다. 5일에는 ‘돌아오지 않는 강’ ‘버스정류장’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을, 6일에는 ‘몽키 비즈니스’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부적응자’ 순이다.

전북영화연구회 장세균 회장은 “대학 시절 용돈의 대부분을 영화 보는데 썼을 만큼 영화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고 지금의 활동도 그 연장선상이다”라며 “작년에 좋은 작품들을 선보였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객이 적었다. 실망하지 않고 여러 콘셉트로 취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무료. 문의 010-4656-5568./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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