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침체가 산업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도내 기업이 있다. 바로 전북 완주에 위치한 방수 우레탄, 특수 페인트 등 도료 제조 전문기업 ㈜정석케미칼(대표이사 김용현)이 그 곳. 한때 성장동력을 잃고 생존위기를 겪었던 ㈜정석케미칼은 현재 연 10%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국내시장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가나 등과 최근에는 미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2015년 김용현 대표를 CEO로 맞이한 이후 나타난 변화로, 그 비결은 ‘품질경영’에 있었다. 직원들의 품질교육을 강화하고 자주적 품질의식을 고취시킨 덕분에 지난해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본에 충실한 품질경영은 소중한 가치
 김용현 대표는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5년 대표이사 취임 이래 품질경영에 매진해 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원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정석케미칼의 성장과 위기 그리고 고민을 함께 했다.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재도약을 이끄는 김 대표는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요건이 ‘품질’에 달렸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직후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자 자동화설비를 도입했으며, 4년에 걸쳐 전체 공장 바닥의 도색을 완료하는 등 공장시설을 정비했다. 또한 생산관리직을 떠나 영업 총괄을 맡게 된 이후에도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개선과 혁신을 이어나갔다. 사내에서 이루어지는 지시와 보고를 표준화된 문서로 통일하고 영업절차서를 마련해 현재의 시스템 경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 결과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실과 손실이 빠르게 감소됐다. 때맞춰 도입된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 연계해 경영효율을 극대화시켰다.
 
▲품질분임조를 통한 품질경영 정착
 최근 김 대표의 최우선 목표는 품질분임조 활성화이다. 이에 현장혁신과 개선의 풀뿌리 조직인 품질분임조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생산직 모두를 26개 품질 분임조로 편성해 운영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에는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올해에도 지난 6월에 열린 ‘전북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에코 분임조와 한울타리 분임조가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품질분임조 활동 목표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교육을 통해 이론을 습득하고 이를 현장에 접목시켜 자발적인 품질의식을 고취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20시간에 불과했던 1인당 연간교육시간을 지난해 40시간, 올해는 업무 및 소방, 공장안전관리를 포함해 총 50시간 이상으로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임직원에 대한 교육투자 규모는 동종업계는 물론 일반 제조기업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의 여파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품질경영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예방주사와 같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급격한 변화와 강압적 지시가 아닌, 소통의 확대를 통해 그 당위성을 공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품질경영을 정착시키는 길임을 잘 알고 있다.

 

▲지속투자로 신성장동력 확보
 우수한 기술력으로 노면표지용 도료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석케미칼은 지난 1분기 자사의 특허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10년 전 국내 최초 MMA 아크릴 경화형 차선 페인트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월 ‘MMA 아크릴 경화형 차선 페인트 도료’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경찰청 교통노면 표시 설치 관리 지침 기준보다 2배 이상 높은 차선 휘도율과 최고 내마모 등급을 획득해 비가 오거나 어두운 도로 상에서 차선 시안성을 높인 제품이다. 각종 장식품과 의류 화장품에 사용되는 금은사 코팅제 ‘GS-COAT NF’도 새롭게 선보였다. 금은사 코팅제는 에폭시·우레탄·밀레민 등의 수지를 고온에서 열경화시켜 코팅한 제품이다. 가늘게 절사해 색사 또는 금은사로 제조할 경우 반짝이는 효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신기술·신제품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석케미칼은 기업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주도할 사내 부설연구소를 지난 2월 확대·재편했다. 연구소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활동으로 기업 중장기 아이템 발굴, 제품 품질 향상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매출의 8%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당장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또한 올 상반기 OHSAS 18001 획득을 통해 품질과 안전, 보건, 환경 경영에 대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품질경쟁력 확보로 글로벌 시장 도전
 정석케미칼은 현재 5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우수한 품질관리능력을 인정받아 자사의 특수페인트(노면표지용 페인트)가 조달청의 ‘자가품질보증물품’으로 지정됐다. 자가품질보증물품은 조달청이 정한 품질심사평가(1,000점 만점)에서 600점 이상 획득한 물품으로 2년간 납품검사가 면제된다. 또한 기술력, 해외진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효율적인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조달청해외조달시장 진 출유망(G-PASS) 기업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품질과 기술력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확보한 정석케미칼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다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정석케미칼은 전북테크노파크가 주관하고 KAIST와 UT-Austin이 공동 참여하는 ‘세계로 가는 전북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세계로 가는 전북기업 육성사업은 전북도가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이 큰 전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1월 텍사스 주립대 UT-Austin 관계자가 본사를 방문해 컨설팅과 맞춤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개최된 국제 박람회에 참가해 미국은 물론 캐나다·중남미 등 미주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판로도 확대·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정석케미칼은 미국·유럽·일본 등의 까다로운 표준을 만족하는 품질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 어떤 시장에 내놓아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수한 품질로 승부
 김 대표는 지속적인 품질향상이 곧 회사의 성장 동력이라 강조했다. 때문에 정석케미칼은 시장정보통신 시스템을 도입해 시장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동시에 제품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책자로 만들어 전 직원이 공유하는 등 신속하게 해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제품에 대한 피부에 와 닿는 피드백을 얻기 위해 고객 만족도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고객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확한 문제점 개선을 위한 기술력 개발과 차기 신규 아이템 탐색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최근 정석케미칼이 출시한 방수바닥재‘하이우레탄 탄성코트’의 경쟁력은 동종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기존 우레탄 방수 바닥재 제품들이 갖고 있다던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우레탄 상도의 장점인 UV안정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탄성을 강화했다. 따라서 신축성, 내마모성 등 우레탄 성질을 유지시켜 중도위에 공사해도 건설 구조물의 진동이나 외부 충격으로 찢어지거나 탈락되는 현상을 최소화 시킨 것이다.
 또한 최근 5년간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야간, 우천 시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되며 교통안전을 위해 지난 8월 일부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서 교통안전을 위한 노면표지용 도료에 대한 성능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정석케미칼이 개발한 P7R5등급의 도료가 그 우수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천 시 빛을 반사하는 재귀 반사 성능과 내구성을 강화하고, 기존 차선 위에 재도색해도 잘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한 도료는 지난해 7월 전북중소기업청으로부터‘주간 뿐 아니라 야간에도 시안성 확보가 뛰어나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성능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품질코스크 관리 및 창조적 문제해결 방법으로 KTRIZ기법을 전파하고 고질적인 현장문제 해결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신기술 개발 제품의 성능 인증서를 획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아 품질 경영활동으로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우수기업에게 수여하는‘제42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직원 행복과 지역 상생이 최우선
 김용현 대표는 품질 향상만큼이나 중요하게 기업 경영의 일 순위를 직원복지와 지역상생에 두고 있다. 직원들의 역량개발과 함께 일에 대한 자부심,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워나가는 것은 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초석일 터. 이에 김 대표는 품질경영의 성과를 공유하고 직원들의 근무만족도를 높이고자 복지향상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석케미칼에는 동아리 활동 지원, 학비 보조금 지원, 기숙사 제공 외에 직원들의 생일에 김 대표의 자필 편지를 담아 직원과 그 배우자에게 화분을 선물하는 이색적인 복지 제도가 있다.
 높아지는 기업의 위상만큼 책임감도 커지고 있다. 정석케미칼은 기업의 터전인 완주군 지역사회를 위한 상생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완주군 대표 축제인 ‘완주와일드푸드 축제’를 6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해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탰다. 또한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기탁과 명절·연말에 지역 소외계층인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도 자발적 모금활동을 통해 결식아동 지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기탁하는 등 회사의 나눔 정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직원 대다수가 전라북도 출신이고 지역의 우수한 인재는 완주군의 잠재적 자산”이라며 지역 인재 양성에도 꾸준히 힘을 쏟을 것이라 전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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