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차량 이동이 증가하면서 국립공원, 계곡 등 피서지 인근 도로에서 로드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차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각 지자체의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전주에 사는 이모(49·여)씨는 지난 주말께 가족들과 함께 남원시 주천면 인근 지리산 계곡을 찾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왕복 2차선 도로에 고라니가 죽은 채 방치돼 있던 것. 이씨는 놀란 나머지 왼쪽 차선으로 급히 핸들을 꺾어 피했다.

다행히 마주 오는 차량과 뒤따르는 차량이 없어 사고는 면했지만 차량이 있었다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가슴을 끌어내렸다.

이곳뿐 아니라 장수군 산서면 한 계곡 인근에서도 로드킬로 인한 사고를 흔히 발견할 수 있었다.

곡선의 도로라 가까이 가지 않으면 쉽게 보이지 않았고 야간시간대에는 아예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일부 차량은 동물들의 사체를 피하기 위해 차선을 넘어가거나 급차선 변경을 하면서 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여름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사체 부패속도가 빨라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도 심했다.

완주군 한 계곡 인근 산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사람들에게 피서지로 많이 알려진데도 차량 통행도 빈번해 사고를 피해 핸들을 틀거나 급정거를 할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로드킬로 인한 동물들의 사체는 신고 접수에 따라 해당 관할 구청과 군에서 처리하고 있다. 적게는 하루 1~2건에서 많게는 5건까지 접수되고 있으며 신고 되지 않은 사고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로드킬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체처리나 청소 등은 관할 지자체에서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고라니, 수달 등 멸종위기 동물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휀스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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