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제9회 기념공모전 대상 수상작이 논란 끝에 취소됐다. 전북문화예술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은 비교적 이른 시일에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이다.
논란은 대상작 낙관에서 ‘완당(阮堂)을 원당(院堂)으로 잘못 표기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심시위원회가 심사와 감수 과정에서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고 더욱이 대상 발표 하루 전 ‘오자’라는 제보를 받았음에도 공개를 강행했던 점 등을 지적받으며 서예계의 비판의 표적이 됐다. 오자가 있음을 미리 알고서도 적절히 보구(오·탈자를 보충하여 구제함)한 선인들의 작품을 예로 들어 대상작품을 그대로 공개한 총감독에게 화살이 모아짐은 당연한 일이였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실력을 가리는 경연이고 낙관도 작품의 일부며 예외는 있을 수 없는 만큼 대상작을 취소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전문가 입장에서 수상을 취소할 정도로 중대한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는 총감독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오랜 시간 권위와 명예를 지켜 온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공모전의 권위마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결국 이런 논란은 24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와 기념공모전 심사위원회가 연석회의를 통해 대상작 ‘완당선생시’를 낙선처리 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비엔날레조직위로서는 가슴 아픈 결정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대상작 취소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큰 잘못 인 점이 분명하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 게 세상이다.
이런 비엔날레조직위의 발 빠른 정상화는 전주대사습보존회가 보여주고 있는 수구적 태도와 대비되면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심사 비리로 말미암아 대통령상도 날아간 전주대사습보존회는 지금도 뼈를 깎는 반성 대신 내년 대회 주도권 확보에만 열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정은커녕 외부로부터의 개혁에도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는 대사습보존회 모습과 잘못을 내부로부터 적극적으로 바로 잡는 비엔날레조직위의 태도가 극명하게 비교된다.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려는 비엔날레조직위의 자세를 전주대사습보존회가 받아들여 전북문화예술계의 수준이 한 단계 더 올라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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