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념공모전 대상작 낙관 오자와 관련, 주관처가 대상은 유지하지만 향후 오탈자는 용납지 않겠다하는 등 앞뒤가 다른 행보로 대회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제9회 기념공모전’ 대상 수상작을 공개했다. 직후 낙관 중 ‘완당(阮堂)을 원당(院堂)으로 잘못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사실로 드러났다.

주관처는 심사와 감수 과정에서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상작가가 발표 하루 전 잘못 썼음을 알렸음에도 공개를 강행하고,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진실을 함구했다. 부실한 심사와 안일한 대응, 대상작 취소까지 논란이 계속되자 20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사과 및 해명했다.

‘실수는 인정하지만 대상을 취소할 만한 사유는 아니며 추후조치는 합당했다’는 입장을 전하며 대상작을 유지하되 보구(보충하여 구제함)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오탈자를 인정하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다음에도 오탈자를 허용하겠단 뜻은 절대 아니다. 이번처럼 수상결과를 바꿀만한 사안이 아니라면 비슷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오자를 인정하고 다음부턴 오자를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대상작 관련 논란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올해 사안을 기준 삼아 향후 적용하겠다고 언급한 건 대회 객관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중론이다.

앞뒤가 안 맞는 운영체계로 오랜 시간 권위와 명예를 지켜 온 공모전의 권위마저 하락하는 게 아닌지 우려 또한 크다. 실력을 가리는 경연이고 낙관도 작품의 일부며 예외는 있을 수 없는 만큼 대상작을 취소하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총감독은 “논란이 지속될 시 심사위원들과 다시 심의해야겠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수상을 취소할 정도로 중대한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우리 의견을 비엔날레 누리집에 올리고 서예잡지에도 기고하겠다. 서예계에서 오랜 시간 계속된 오자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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