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간 후 찾아온 무더위로 오전부터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도청인근과 사무실 밀집 지역인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삼삼오오 붐비는 모습이었다. 상권 특성상 야간에 영업하는 가게들이 대부분이지만 주변 관공서와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보니 점심 장사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소문난 맛집에는 폭염 속 더위에도 가게 앞에 줄을 서 있는게 보이지만, 예전처럼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영업하는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47)는 “언론 보도와 지자체, 시민단체들이 여러 차례 홍보하다 보니 상인들 대부분이 에어컨을 켜고 문을 닫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과태료도 무섭지만 무엇보다 전기요금도 그 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든 거 같아 상인들이 절전에 동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열고 냉방영업 시 문을 닫고 냉방하는 경우보다 최대 3~4배 전력소비가 증가한다고 조사된 바 있다.
 최근 젊은층과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전주 객리단길에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는 김제 신풍동의 이 모씨(21)는 “한 시간 넘게 객리단길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문을 열어 놓고 장사하는 곳을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청 앞쪽에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 모씨(47)도 “어제 우리 가게에도 에너지관리 공단 직원들이 직접 홍보하러 나왔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고 300만원까지 과태료가 나온다고 들었다”며 “이미 언론을 통해 점검 사실이 알려졌고, 수년간 점검이 계속되면서 상인들 사이에도 계도가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과는 다르게 화장품, 신발, 액세사리, 의류 매장 등은 매장 특성상 문을 열어 놓고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전주 객리단길 부근에서 핸드폰 액세서리 매장을 하고 있는 이 모씨(29)는 “문을 닫아 놓으면 반드시 구매를 목적으로 하는 손님만 들어온다”며 “지나가는 손님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 놓을 수 밖 에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여름에 에어컨을 켜지 않고 어떻게 영업을 할 수 있느냐. 단속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특별 단속 기간에만 신경쓰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전주 신시가지 화장품 매장의 매니저 신 모씨(25)도 “화장품 매장은 문을 닫아 놓고 장사하면 확실히 매출에 타격이 있다”며 “문을 닫고 냉방을 하거나 문을 열고 영업하려면 냉방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매출 감소를 감수하라는 얘기와 같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이번에 전국적으로 일제히 실태점검이 시행되는 전주시청 인근 지역을 포함한 18개 상권 지역에서도 자치단체별 자체 계도계획 수립을 통해 상시적인 냉방영업 점검 및 홍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향후 ‘전력수급 전망’ 및 ‘문 열고 냉방영업’ 일제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 및 문 열고 냉방영업 위반 단속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