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는 자기 자신 보다는 타인의 행복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태도다. 한 마디로 남을 위하는 생각이다.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와는 반대의 입장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주의가 가능한 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인간에게 유전적으로 이타적 행동을 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주장에서부터 나이가 들면서 도덕적 추론과 남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한다는 설, 관찰과 본보기로 사회적 학습의 결과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회 생물학에서는 이타주의를 세 가지로 나눈다. 먼저 혈연적 이타주의다. 가족에 대한 희생이 대표적 예다. 또 하나는 호혜적 이타주의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 그만큼 보답을 받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혜택을 입은 사람은 남이 베푼 만큼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마련이다. 엄밀하게 이야기 하면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가 나온다는 식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순수 이타주의다. 아무런 조건 없이 남을 위해 베푸는 행위다.

심리학에서는 과거 이런 순수 이타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우리가 남을 돕는 유일한 이유는 그것이 간접적으로 우리 자신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오로지 남을 돕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다.

어쨌든 이타주의는 장기적으로 보아 사회에 큰 이익이 된다. 그래서 종교적 성인들은 모두 이타주의를 가르쳤다. 성경은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갗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 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할 지니라”고 했다. 또 부처의 자비심이나 공자의 인도 모두 이타주의를 강조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최근 인간은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면 행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0명을 대상으로 4주 동안 매주 3만원을 주고 한 그룹에게는 자기 마음대로 쓰게 하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오로지 타인을 위해 돈을 쓰도록 했다. 그리고 뇌를 관찰한 결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쓴 집단이 더 너그러운 경향을 보였고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도 더 많았다. 이타주의와 관련된 뇌의 한 부분이 행복을 관장하는 뇌 영역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타주의가 행복감을 준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남을 돕겠다는 자발적 태도는 실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다. 이타적 행동이 건강에도 좋고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나아가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럼에도 이타적 행동은 그리 많지 않다. 이기주의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 너그러운 행동이 더 많아지기 위해서는 그것이 행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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