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이어지면서 외벌이로 생계를 꾸리는 데 어려움이 커져 도내 기혼가구의 절반 가량이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지역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 부부 둘이 벌어야만 하는 상대적 박탈감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지난해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44만 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22만2천 가구로 집계됐다.
 맞벌이 가구수는 전년도 보다 1천 가구가 증가했으며, 맞벌이 가구의 비중은 전체 기혼가구의 50.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수치는 전국 평균(44.9%)을 웃돌며, 특히 서울(40.1%), 부산(37.6%), 울산(37.6%) 등대도시 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과 영남 지역 등 대기업과 산업기반 시설이 집중돼 있는 지역에 맞벌이 비중이 낮게 나타나 전북 지역의 열악한 일자리 인프라를 보여주고 있어, 그동안 수차례 제기해 온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도내 맞벌이 가구의 산업비중을 보면 자영업 비중이 높은 농림어업(85.3%), 도소매·숙박음식점업(62.6%)에서 맞벌이 가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가 함께 농사를 짓거나, 가게를 운영하는 맞벌이 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에 의존도가 높은 도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맞벌이 가구 비중이 가장 큰 연령대는 50대로 53.5%로 나타났으며, 40대 맞벌이 가구도 절반이 넘는 52.7%를 차지했다. 이어 30대(44.6%), 15~29세(38.2%), 60세 이상(30.1%) 순으로 집계됐다. 40·50대 맞벌이 비중이 큰 이유는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 둔 여성들이 자녀를 다 키운 뒤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20·30대 맞벌이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 비중은 39.7%로 7~12세(52.7%), 13~17세(58.3%)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 비중보다 낮았다.
 또 자녀가 어린 가정일수록 맞벌이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3~17세 자녀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58.3%였지만 6세 이하와 7~12세 아이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각각 39.7%, 52.7%로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현실이 고스란히 통계에 반영됐다./양승수기자·ssyang011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