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무용제는 경연에 치중한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에게 1층을 통으로 내주고 관객들에게 2층을 제공했으나 정작 작품 완성도는 낮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연과 공연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는 행사임에도 전자에 방점을 찍었다면 심사 집중도에 앞서 출품작 수준을 올리는 데 힘써야 했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관람객들의 불편을 초래할 정도로 심사위원석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는지 묻고 있다.

(사)한국무용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염광옥)가 주관한 ‘제26회 전북무용제’에서 춤, 전라북도 이경호 무용단의 ‘오 마이 금척(안무 신동엽)’이 전라북도지사상인 대상을 차지, 9월 울산에서 펼쳐지는 ‘제26회 전국무용제’ 출전을 확정지었다.

15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5개 팀이 참가해 우위를 겨뤘으며 그 결과 최우수상(전주시장상)은 홍자연무용단의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받았다. 우수상(전북무용협회장상)은 Alive Art Project의 ‘아직 끝나지 않은...’, 김동우발레단의 ‘삼각’, 김현미무용단의 ‘Daydream’이며 연기상(한국무용협회 이사장상)은 신동엽 신지안(춤, 전라북도 이경호 무용단)이다.

심사는 박재근(상명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조남규((사)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오문자(원광대 교수), 류영수((사)한국보훈무용예술협회 이사장) 4명이 맡았다.

박 위원장은 “음악, 조명, 영감, 단순화, 절제, 군무 등 눈에 띄는 장점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움직임이 단순하고 반복적이었다. 강약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대상작의 경우 주술적인 요소들을 군무와 남성의 절제된 몸짓으로 풀어내 완성도가 높았던 반면 표현의 한계를 남겼다”고 평했다.

전과 달리 경연을 표방한 상황, 가장 중요한 작품 수준이 담보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심사 집중도를 높인다며 1층 전체는 심사위원 4명과 관계자 일부에게만 주어졌다. 시야가 불편하고 좁은 2층은 방문객들의 몫이었다.

무용제를 무용제답게 치르라는 목소리가 높은 건 이 때문. 복수의 문화예술 관계자는 “경연과 공연을 같이 가져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어느 한 쪽을 택하지 않는 건 각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경연일 뿐이라면 비공개로 무용인들끼리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예술에 있어 현장 반응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 심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도비를 지원받는 대회로서 무용인과 도민 모두를 위한 자리임도 기억해 달라”면서 “일반인들도 1층에 자리하되 심사위원석 앞뒤를 여유 있게 비운다면 분리될 것.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하는 협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염광옥 지회장은 “지난해 축제형식으로 진행해보니 관객들이 개막공연에만 몰리고 경연 때는 없더라. 이럴 거라면 경연은 경연대로 가자는 판단이 섰다. 심사위원석의 경우 지역에서 생소할 뿐 국내외 무용계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라 문제 될 거 없다”고 답했다.

염 지회장은 “출품작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건 사실이나 협회보다는 각 단체가 노력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년에 한 번씩 축제 형식으로 꾸리겠다고 계획한 만큼 내년에는 풍성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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