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장 원했던 대통령’이라 칭송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여러 모로 탁월한 점이 있었다. 보수 강경파이던 그는 전임 지미 카터 대통령이 망쳐놓은 경제를 되살렸으며 군사력 증강을 통해 강한 미국을 만들어냈다. 특히 그의 비전은 명확하고 단호했다. 바로 경제적으로 번영해가는 미국과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 만들기 두 가지였다. 국민들은 이런 비전에 열광했고 그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구체적으로 레이건의 경제정책은 레이거노믹스라 불리는데 당시 침체해 있던 경제를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감세와 규제완화, 세출 삭감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전형으로 이후에도 세계 각국에서 앞 다퉈 도입하는 성공사례였다. 또 하나 대외정책에서도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라는 구호 아래 강력한 국방정책을 폈다. 소련과는 일정 부분 화해하면서도 군사비를 늘려 강한 미국을 건설했다.

레이건은 또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가장 위대한 커뮤니케이터’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경기가 나쁘다는 것은 이웃집 사람이 실업자가 됐다는 뜻이고, 경기가 진짜 나쁘다는 것은 내가 실업자가 됐다는 뜻이며, 경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제를 망친 지미 카터가 드디어 실업자가 됐다는 뜻이다.”

1984년 선거 때 사용한 ‘미국에 다시 찾아온 아침’이라는 슬로건도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레이건은 “최고의 날들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아직 우리 앞에 남아 있다”며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었다.

그래서 후일 사람들은 그에게 ‘영웅적이고 변혁적인 리더’라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프랑스의 신임 마크롱 대통령을 레이건과 비교한 칼럼이 화제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미국 허드슨 연구소 월터 미드 연구원 칼럼은 “프랑스 새 리더는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중도적인 면이 더 많지만 대통령 직무를 ‘프랑스의 레이건’처럼 하고 있다”고 썼다. 경제회복과 유럽연합 재건에만 성공한다면 드골 이후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대중들은 영웅의 탄생을 고대한다. 현실의 괴로움을 영웅을 통해 타개하고자 욕망한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고난을 겪을 때마다 영웅들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다. 마크롱의 약진은 그런 견지서 당연한 귀결로 비친다. 늙은 수탉(수탉은 프랑스 상징)으로 전락한 프랑스에 좌절한 국민들을 과연 마크롱이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