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전반으로 ‘2만원 치킨’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전북지역 치킨업체들은 반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치킨값 상승분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챙길뿐더러, 가중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달 31일 도내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이달 말 주요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정하고 인상률을 조정중이다. 인상 폭은 전체메뉴 기준 평균 6~7% 선이 될 전망이다. BBQ가 지난 달 1일 가격인상을 단행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치킨프랜차이즈 선두업체가 또다시 가격 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치킨값이 올랐다고 해서 매출이 증가해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관련업계의 목소리다.
 

 전주 삼천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중인 한 모(38)씨는 “경쟁사들이 치킨값을 인상하면서 조만간 치킨값을 올릴 예정이라는 본사 공문을 받았다”며 “하지만 치킨값을 올려도 워낙 마진률이 적어 수익 증대로 이어질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주요 식재료인 생닭의 가격이 AI파동 이후 변동이 심한데다 매달 지불하는 프랜차이즈 로열티의 부담과 가게 임차료, 인건비, 배달앱 사용료 등 고정적인 간접비용 등으로 마진률이 낮다는 설명이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우후죽순 늘며 커피숍과 함께 창업률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처럼 쉬운 창업은 쉬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북경제통상진흥원이 발표한 ‘전북 외식업 실태와 지원방안’에 따르면, 2017년 2월 기준으로 도내 치킨집은 2,422개로 조사됐다. 같은 달 한 달 동안 39개가 창업해 1.6%의 창업률을 보인반면, 폐업은 61개로 2.5%의 폐업률을 보였다. 이는 창업률에 비해 1.6배 높은 수치다.
 

 도내 치킨집의 수도 2014년 1,550개에서 2017년 2월에는 2,422개로 56.3%로 증가했다. 이는 창업 1순위가 치킨집 이라는 말이 사실임을 증명할 만한 높은 수치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무리한 가맹점 모집과 확장 전략으로 경쟁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폐업 주기 또한 빨라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완산구지부 관계자는 “치킨집 매출액 대비 식재료의 비중은 거의 절반인 약 4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의 비중은 고작 16% 정도로 조사된 바 있다”며 “결과적으로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이 확보되지 않으면, 즉시 휴·폐업 또는 업종 전환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률적인 가격 인상을 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집과는 다르게 비프랜차이즈 치킨집은 가격인상을 통한 최소한의 돌파구 마련도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비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42)씨는 “우리같은 비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맛과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다”며 “식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필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가격을 올리면 혹여나 매출감소로 이어질까봐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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