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지역 공동주택 건설시장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분양 및 건설 이익은 외지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 시행사 및 시공사 대부분이 외지업체였던 이유로 분양·건설 이익이 외지업체 차지가 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의 적용을 받는 전국 1,372개 건설사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5.9%였다.
전년도 0.9%와 비교해 증가율이 5배 이상 커졌는데, 지난해 전체 산업 매출액 증가율 1.1%에 비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은 통계에서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은 2009년 10.6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건설사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는데, 지난해 매출액 대비 건설업의 영업이익률은 4.8%로 2014년(2.7%), 2015년(2.4%)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자기자본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비율도 전년비 2배 이상 커지는 등 호황을 누렸다.
건설사들의 수익율은 최근 전주시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양시장 활기 속에 지난 2015년 전주시에 착공신고를 낸 곳은 10개 단지였고, 2016년 착공신고를 한 곳은 11곳이었다.
이들 단지 모두 미분양이 없었던 아파트였는데, 사업주체와 시공사 대부분이 외지업체 일색이었다.
2015년 신고한 도내 시행 및 시공업체는 (주)이애프씨와 계성종합건설(주)(금앙동 이지움 218세대), 제일건설(주) 및 자회사 제이제이건설(주)(만성동 제일풍경채 553세대) 뿐이었다.
2016년 신고한 도내 업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반면, 몇몇 지역주택조합의 사업이 터덕거려 착공신고를 미루는 사이 광주 등 외지 건설업체를 앞세운 외지 시행사들이 전주지역에서 판을 벌였고, 대형 1군건설업체들은 직접 시행사업에까지 나서며 재미를 봤다.
2년간 전주지역 공동주택 사업주체를 보면 중흥에스클래스(주), (주)에코시티개발, (주)포스코건설, 상명에코개발, (주)영무건설, (주)KCC건설, 일신건영(주), 대방주택(주) 등 내노라 하는 1군건설사 및 광주업체였다.
시공사 역시 양우건설(주), 성우건설(주), 중흥토건(주), 보광건설(주), (주)태영건설, (주)포스코건설, 지에스건설(주), (유)광신종합건설, (주)영무건영, (주)KCC건설, 일신건영(주), 대방건설(주) 등 외지업체다.
이들의 사업 규모는 보통 500세대 이상이고, 700세대에서 1,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사업도 속속 등장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전북지역의 3.3㎡당 분양가 상승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며, 시행사 및 건설사들이 가져가는 수익금도 천문학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도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도내 1군 건설사가 전무할 정도로 지역 건설업 기반이 열악한 속에 공동주택 시장이 호기를 맞자 광주·전남 및 1군건설사들이 전북지역에서 큰 잔치를 벌인 꼴"이라며 "외지업체는 이익을 챙겨 살아남고, 지역업체는 더욱 열악한 지경에 내몰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전북지역 건설시장을 외지에 내 준 만큼 이지역 소비자 역시 추후 타지역 건설사들의 횡포에 휘둘릴 여지가 크다"며 "지역건설업을 살릴 획기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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