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북 지역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첫 발이 놓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개인 재산이나 직업 유무와 같은 조건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기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매월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다. 새 정부 들어 출산지원금·아동수당·청년구직촉진수당 등을 지급하는 ‘생애맞춤형 기본소득 보장제도’ 도입 논의가 이뤄지며 자치단체에선 성남시(청년배당)와 서울시(청년수당)에서 자리잡고 있다.

대전 ‘띄어쓰기 프로젝트’, 한겨레 ‘스토리펀딩’ 이후 전국에서 3번째로 진행되는 ‘쉼표, 프로젝트’는 매월 50만원(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생계급여 기준)의 기본소득을 실험 대상자 4명에게 지급,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개인의 심리상태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도내에 거주하는 도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이 실험에는 접수 이틀 만에 50여명이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청년들은 “매월 50만원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엄마와 여행을 떠나고 싶다” “늘 뒷전으로 미뤄둔 책을 구입하고 뮤지컬을 관람하고 싶다” “빚을 갚고 안정적인 생활을 찾고 싶다”는 대답을 내놨다.

24일 만난 기본소득전북네트워크 관계자는 “우리의 실험은 과도한 업무에 지친 이들에게 쉼표를, 취업준비생들의 불안한 마음에 쉼표를, 안전망 없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이들에게 쉼표를 제공할 것이다”며 “기본소득은 현재의 불안정 노동 체제가 더 이상 일자리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 신청자는 “이전까지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난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접하면서 나의 잘못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며 “우리 사회에 기본소득이 자리잡아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소망했다.

한편 쉼표, 프로젝트는 기본소득전북네트워크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ijn2017/)을 통해 오는 9월 15일까지 접수 가능하다. 8월 11일부터 무작위 공개 추첨으로 첫 대상자를 선정한 뒤 2주 간격으로 4차례 선정한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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