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는 공자가 제자나 당시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한 것과 제자들 간에 서로 토론한 내용을 공자에게 직접 물어 들은 말을 모은 책이다. 당시 제자들이 각자 그것을 기록해 모아두었다가 공자가 죽은 후 제자들이 함께 모여 각자의 기록을 함께 토론하여 펴낸 것이다. 그래서 논어라 하였다.”
  한서의 예문지 부분에 나오는 논어에 대한 설명이다.
  논어는 이처럼 공자의 어록이다. 문답이 주로이지만 발언이나 행적 등이 간결하고 함축성 있게 기술되고 있다.
  사실 논어는 유교 근본경전으로서 2500여 년 동안 동아시아 최고의 권위를 지닌 책이다. 고전 중의 고전이요, 양서 중의 양서로 꼽힌다. 중국 한나라 이후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필독서였고 과거시험에서 빠질 수 없는 교과서였다. 그 주요 내용은 예를 기반으로 하는 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인격 수양과 사회적 윤리가 근간을 이루고 그 외에도 정치론, 철학, 고인과 동시대인에 대한 비평 등이 담겨 있다.
  논어에 대한 헌사는 그래서 차고 넘친다. 송나라 재상 조보는 ‘반 권의 논어만으로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장담했고 정자는 “논어를 읽고 나서 전혀 아무런 일이 없는 자도 있으며, 읽은 뒤에 그중 한 두 구절을 얻어 기뻐하는 자도 있으며, 읽은 후에 자신도 모르게 손발을 들썩이며 춤을 추는 자도 있다”고 했다. 모두들 논어가 동양 철학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들이다.
  부산대 인문학 한의학 융합연구팀은 최근 논어 강독과 같은 한문 교육이 인성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의하면 논어 강독과 단순한 교양 한문을 수강한 학생들을 비교 분석했더니 논어처럼 수준 높은 책을 수강한 사람들의 인지적 정서 조절 전략 점수가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즉 논어를 읽는 것은 부적응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이나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논어 교육이 인성 발달과 정신건강,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끄는 등 유교에 대한 비판이 성행했었다. 일부에서는 논어를 위시한 유교 경전들이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서도 보듯 논어는 사람을 바꾸어 놓는 책임은 분명하다. 요즘 사람들이 그렇게도 갈구하는 웰빙이 논어 한 권이면 가능하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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