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 축산단지의 대규모 정화사업이 완공돼 왕궁이 악취와 하천 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고 익산천-만경강-새만금호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전기를 맞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왕궁 축산단지는 한때 3천 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센인 정착촌으로 1948년 이래 재래식 축사서 수십만 마리의 돼지 닭 집단 사육으로 생업을 유지해 왔다. 사육 규모서도 국내 최대 축산단지 중의 하나다.
  단지서 배출되는 하루 1천 톤의 가축 분뇨 등 축산 오폐수는 그대로 인접 주교제에 쌓였고 넘치는 오폐수는 익산천을 거쳐 만경강으로 흘러들어 강을 죽음의 강으로 변모시켰다. 단지서 풍겨 나오는 악취도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를 방관하다시피 해왔고 한센인들은 최악의 환경 속에서 70년 가까이 축산을 생업으로 지켜왔다. 그런 왕궁단지가 만경강 하구에 새만금 사업이 착공되고 새만금호 수질이 문제가 되면서 비로소 주목 받기 시작했다.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만경강 상류의 전주 익산 등 도시 하수의 정화는 물론 유역 일대 축산단지의 축산 오폐수가 근원적으로 해결돼야 했다. 특히 왕궁단지는 한센인 정착촌이란 점에서 인도주의적 주장도 가세했다.
  정부와 전북도가 1천113억 원을 들여 축사 매입과 보상으로 축산 폐업을 통한 단지 폐쇄를 유도하고 주교제와 하천에 쌓인 분뇨 준설 등을 통한 생태 복원사업을 벌였다. 하천 수질이 96%, 악취지수가 87%나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왕궁단지 정화 사업만으로 만경강과 새만금호 수질이 일거에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만경강 유역에는 대소 규모 축산단지들이 널려 있고 전주 익산 등 도시하수 정화도 과제이기는 마찬가지다.
  왕궁단지 정화를 계기로 새만금 사업에 씌워진 수질악화 누명은 벗겨줘야 할 것이다. 환경논자들은 만경강 유역의 왕궁단지 등 오염원들은 외면한 채 마치 새만금호 스스로가 오염돼 수질이 악화되는 듯 본말전도(本末顚倒)의 주장으로 새만금사업 중단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상부 유역의 오염원 제거가 새만금호 수질개선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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