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임실치즈 50년사 역사문화공간 복원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임실치즈의 원조이자 산역사인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 신부로 부임한 이후 50여년간의 기록을 담은 사진 등을 기증함에 따라 감동의 임실치즈스토리가 한 눈에 펼쳐질 전망이다.

임실군은 지정환 신부가 지난 1964년 임실에 부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53년간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을 한데 모은 기록물들을 심 민 군수에게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지정환 신부는 부임 당시 임실읍내 사진부터 치즈를 만드는 모습과 당시 치즈모양, 공장을 짓는 모습, 임실치즈와 함께한 청년들, 치즈를 보관할 토굴을 파는 모습, 현 임실치즈테마파크 사진들을 편집해서 앨범으로 만들어 기증했다.

지정환 신부의 기록물들은 임실읍 성가리에 추진 중인 임실치즈역사문화공간의 내부 전시관들에 꾸며진다.

군은 현재 임실치즈 생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환 신부가 최초로 세운 공장과 생가 등을 복원하는 사업을 한창 전개 중으로 오는 7월말 준공할 예정이다. 임실치즈사의 중심축인 지정환 신부의 일대기는 역사적 공간인 전시관을 통해 지나온 발자취와 성장과정, 주민들과의 사랑과 믿음 속에 맺어진 결실들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게 된다.

지정환 신부의 임실 스토리는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지 신부는 가난하고 척박한 임실을 위해 고민하다가 선물로 받은 산양 2마리를 시작으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치즈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3년여의 실패 끝에 1967년 치즈만들기에 성공, 1968년 까망베르치즈와 1970년 체다치즈를 잇따라 생산하는데 성공하며 조선호텔과 신라호텔 등에 납품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치즈는 인기를 끌게 되면서, 젖소사육과 함께 조합을 육성하고 치즈공장을 통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이익금은 농민들에게 고루 분배했다.

1981년 치즈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지 신부는 주민들 스스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 가방 하나만 든 채 17년만에 임실을 떠났다.

이후 지 신부는 완주군 소양에서 1984년 중증장애인을 위해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현재까지 그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이같은 공을 인정받은 지 신부는 지난해 2월 4일 법무부로부터 국적을 취득하면서 온전한 한국인이 됐다.

임실치즈사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지 신부는 아직도 임실에 자주 온다. 처음 치즈공장이 지어진 임실 성가리 삶터와 임실치즈테마파크, 임실읍내, 치즈공장 등을 자주 둘러보며, 과거의 추억을 자주 들려주곤 한다.

지 신부는 특히 해마다 임실N치즈축제에도 참석해 임실치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지 신부는 “대한민국 치즈의 원조라는 브랜드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저의 신념이었고, 임실주민들과의 협동, 협력으로 같이 잘 살아보자는 공동체 정신과 희생,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 기록물들이 임실치즈의 역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임실치즈의 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심 군수는 “기증해주신 기록물들은 임실치즈의 역사적 가치가 담아있는 소중한 자료이므로 임실치즈 역사 문화공간에 전시할 것”이라며 “임실군민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임실치즈 스토리를 알 수 있는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임실군은 치즈역사문화공간 복원사업을 위해 이달 30일까지 관내에 산재된 오래된 장비와 치즈 및 유제품 생산장비와 같은 유물과 사진과 치즈서적, 영상 등 각종 기록물을 집중 수집 중이다./임실=임은두기자 · led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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