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미국이다. 세계에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 정점에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있다. 카네기는 65세가 되던 1900년 ‘부자인 채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철강회사를 5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자선활동을 시작해 나중에 ‘위대한 기부자’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이후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기부를 생활화 했다. 록펠러는 3억5000만 달러를, 포드는 5억 달러를 선뜻 내 본격적인 부의 사회 환원을 실행에 옮겼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 위대한 전통은 이어졌다. 빌게이츠나 테드 터너, 워렌 버핏 등은 모두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기부했다. 빌게이츠는 특히 3000억 달러의 거금을 내놓으면서 ‘부의 사회 환원은 부자의 의무’라고 선언했다. 그래서 미국에는 자선활동을 벌이는 재단만 무려 5만6000여개에 달한다.
  미국의 기부문화에서 특기할 점은 보통사람들의 기부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가구 중 70% 이상이 매년 자선조직에 기부하며 평균 기부액은 1075달러에 이른다. 미국 가구 연간 수입의 2%가 넘는 금액이다. 또 100만 달러 이상의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기부 참여율은 98%에 달한다고 한다. 이것이 미국을 세계 제일의 강대국으로 만든 힘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기부 왕국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다지만 기부는 여전히 비자발적이고 준조세적인 성격이 강하다. 기업은 돈을 내도 오너는 개인적으로 내지 않는다. 보통사람의 기부도 흔치 않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데다 가족 이기주의가 팽배한 문화 탓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미국 프로골프(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시우 선수가 통 큰 기부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그는 대한골프협회와 PGA에 각각 1억 원씩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 이렇게 좋은 결과를 냈다며 “기업도 나눔을 실천하는 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승 후 21억 원의 상금을 받았음에도 비행기 일반석을 타고 팬들과 사진을 찍는 등 소탈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기부문화의 황무지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뉴스는 한 줄기 단비 같은 소식이다. 소박한 청년의 통 큰 기부는 신선하다. 가진 자들의 모범적인 기부가 많아져야 우리나라 기부문화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소액 다수 기부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상류사회가 고상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