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먼저 살아 경험이 많은 사람,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이라 부른다. 전북문인협회장 안 도 시인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로 35년 간 근무하고 퇴임했으니 둘 다에 해당하는 선생님이지만 스스로는 손사래를 친다.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단다.

하지만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써 내려간 산문들은 특별한 가르침을 전한다. 인생이란 소중한 것들을 수시로 되새기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산문집 제목처럼 ‘서성이며 기웃거리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

안 도 작가의 산문집 <서성이며 기웃거리며>(신아출판사) 중 표제산문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안 되는 나는 그저 이 사람 저 사람 살아가는 방법을 기웃거리며 서성이며 어설피 따라하다가 아무것도 이룬 거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나 자신이 고상한 척, 대범한 척 지혜로운 척 살았던 것 같다”고 고백한다.

이어 “심리학에서 어떤 자질을 갖고 싶을 때 그것을 갖고 있는 척 된 것처럼 행동하다보면 정말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변한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서성이며 기웃거리며 멋지게 세월을 보내련다”고 말한 다.

좋은 것을 끊임없이 찾고 배우겠다는 유연한 자세는 일상 속 숨은 보석들을 길어 올리는 창작활동으로 이어진다. 아침에 눈 뜰 때 행복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같이 할 수 있는 아내가 있어 행복하다는 ‘파랑새는 어디에 있을까’, 온갖 편견, 착각, 차별, 오해, 분노, 미움, 집착 등 막힌 마음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내 마음의 쓰레기통’에서 엿볼 수 있다.

증조부 염와 안치수 선생의 문집 <염와집 국역본>을 출간한 것과 관련, 염와공의 문학세계도 다루고 있다. 염와공의 한시는 여느 학자들의 그것과 견줄 수 없는 사랑을 뽐내고 있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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