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전북본부장 김영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던 우리 경제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두드러지다. 수출 증가와 함께 투자도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 반짝 반등세가 아닌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 반갑다. 민간소비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나,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경기 진작과 소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늘었다. 올해 들어서 ‘슈퍼 사이클’(10년 단위로 찾아오는 장기적인 가격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도체와 함께 선박 수출도 일시적으로 102.9%나 늘었던데 힘입은 바 크다. 전라북도의 경우 선박수출 감소의 영향과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으나, 선박 수출 감소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지난 달 수출은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수출구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전라북도가 지난 수년간 노력해 왔고,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 지난 4월 수출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지역 수출중소기업들의 역량이 커지면서 수출증가세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지원책과 근본적으로 다른 획기적인 지원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서비스 수요 등을 차근차근 파악하면서 보다 내실 있는 수출시책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수출기업화를 위한 우리나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시책은 사실 매우 다양하다. 개방형 통상국가의 모델을 채택해서 세계 6위권의 수출대국으로 부상한만큼 지원시책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새롭게 어떤 시책을 발굴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문제는 수혜를 받는 기업들의 활용방법을 제고하고 기타 운영상의 묘를 살리는 것이라고 본다.

  지난 2년여간 수출부진을 타개하고 무역1조불을 재달성하기 위해서 내수기업들의 수출기업화를 위해서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시행 이전부터 전북지역본부 등 광역지자체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수출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을 운영 중이다. 자문위원들은 중소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상담과 자문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수출기업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기업화를 위해서는 지방정부나 무역진흥기관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시책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내수위주 중소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자신들의 제품에 맞는 국가와 시장 소비자들을 향한 목표의식을 갖고 시장개척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지원시책에 단순히 참가만 함으로써 바이어를 발굴하고 이들과의 교신을 통해서 판로개척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유명전시회 참가와 시장개척단 등의 상담회 참가 등 바이어와의 대면상담이 판로 개척의 첫 걸음인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인 후속조치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해외전시회 참가를 결정하기 전에 자신들의 제품 경쟁력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자신들의 제품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국가와 소비자층을 탐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전시회에는 최소한 3-5년 정도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발적인 전시회 참가를 통해서 기대했던 바이어 발굴에 실패했다고 실망하고 돌아서는 기업들을 여러 번 목격하기도 한다.

  충분한 사전시장 조사와 지속적인 마케팅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이 수출기업화이다. 지속적인 마케팅 노력이 곧 시간과 비용 투입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어려운 과업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을 다할 수 있는 준비된 기업들만이 수출기업화를 위한 멀고도 험한 여정에 나설 수 있다.

  목표의식을 갖고 준비된 기업들에게 제공되는 적재적소의 해외판로 개척지원사업은 수출기업화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시장을 누비는 전라북도 수출기업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성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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