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법부터 경기 불황 때문에 꽃을 찾는 손님들이 없어요.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못 팔았어요. 팔려 나가지 않은 꽃들을 보면, 한숨만 절로 나오네요”

‘가정의 달’ 5월이지만, 도내 화훼업계에 카네이션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카네이션은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이 가득한 5월에 연간 소비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꽃시장의 거래물량이 ‘뚝’ 끊긴 모습이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카네이션 거래량은 23만 4787속으로 전년동기(25만 6259속) 대비 10% 가량 줄었다.

평균가격도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네이션 1속(20송이)당 평균가격은 4377원으로 전년동기(5110원)에 비해 20% 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꽃 소비가 위축 된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카네이션이 많아지는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

또한 최장 11일에 이르는 징검다리 연휴로 나들이객이나 여행객이 늘면서 판매량이 더욱 줄었고, 스승의 날에 꽃을 선물할 수 없게 한 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판매 위축이 불가피 해한 상황이다.

소매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불황으로 인해 기존보다 꽃 소비가 줄고,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에도 꽃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전주 효자동 A 화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지난해에 비해 거의 절반도 못 팔았다”며 “카네이션 뿐 아니라, 난이나 꽃 자체를 사러오는 사람들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비자들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꽃을 선물하는 것보다 여행 등 실용적인 선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직장인 이 모(34․전주 평화동)씨는 “보통 어버이날에도 카네이션은 꼭 한송이 씩 샀었는데, 올해부터는 식사로 대신하기로 했다”며 “주변 친구들도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도내 화훼업계 관계자는 “5월이 꽃 대목이라고 하지만, 김영란법도 있고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도내 뿐 아니라 전국의 화훼업계 상황이 최악이다”라며 “꽃을 선물용으로만 인식하는 소비문화에서 꽃 소비가 생활화될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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