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선거 초박빙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요인으로 정권교체라는 국민과 도민의 염원 등이 꼽히고 있다.
문 후보의 승리 이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촛불민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야권텃밭인 전북은 그동안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줬으나 지난 총선 녹색바람으로 일어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살얼음 경쟁에도 불구하고 전북에서도 승리해 도내 정치지형에도 큰 변화까지 예상된다.
도내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결과에 대해 문재인 후보의 승리는 박근혜 정부의 예산과 인사 등 지역차별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민심이반이 19대 대선 승패요인이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어 민주당에서 대권을 잡아 전북 맹주인 국민의당에 어떻게 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촛불은 정권교체로 타오르다=장미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일찍 치러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기간 정치교체나 세대교체 등의 구호가 나왔지만 정권교체론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이는 정권교체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높은 지지율로 증명됐고, 구 여권 출신이 맥을 못 추는 이유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마지막 TV토론에서 “4?19혁명이후 군부정권, 6?10항쟁이후 노태우 정권으로 미완에 그쳤다”며 “지난 추운 촛불혁명도 미완의 혁명이 된다”고 촛불민심=정권교체로 일치시켰다.
국민의당 안 후보도 ‘더 좋은 정권교체론’이라는 프레임으로 나섰으나 문 후보가 선점한 정권교체론에 고개를 숙였다.
선거운동과 방송토론에서 문 후보는 촛불민심과 연계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세력 등 각종 적폐청산을 내걸고 민심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지지도 상승할 때 탄핵결정이후 첫 촛불집회에 참석한 문 후보와 달리 전주를 방문했던 다른 길에서 사실상 첫 판가름 났다는 것이다.
△햇볕정책과 개성공단=전북 등 호남 유권자들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성공단에 대한 안 후보의 ‘공과’발언이 문 후보로 돌아서게 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로 최종결정 됐을 당시 문 후보 지지율과 같거나 이기기도 했다.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한다면서 보수층에 다가서려는 모습으로 한때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듯 했지만 국민의당 텃밭인 전북에서 점차 지지층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가 방송토론에서 햇볕정책과 개성공단, 사드배치 당론배치 등 북한과의 개선에 대해 보수층 표를 생각한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한 원불교 교무는 “성주 사드배치와 관련해 국민의당 국회의원 20여명이 성주에 와서 반대를 약속했음에도 안 후보가 막판 찬성 쪽으로 방향을 틀어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문 후보는 햇볕정책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개성공단을 이용한 청년 일자리 창출, 사드배치 반대 등을 분명히 하면서 전북의 유권자의 마음을 잡았다는 평가다.
선거 중반 전 이후 전북에서 문 후보의 지지도는 상승세를 탄 반면, 안 후보는 정체 내지 하락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선거에서 될 사람을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전북 유권자들이 문 후보로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의당 전략부재=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전주 유세에서 “우리당이 하나가 돼 문재인 후보를 적극 돕고 있다”며 “왜 이렇게 당이 조용해지고 단합된 줄 아시나, 바로 그런 분들이 탈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엔 민주당에서 대선후보를 했던 정동영, 당대표를 지낸 손학규, 박지원 등이 있다. 안 후보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고 박지원 대표를 향한 ‘박지원 상왕’은 추 대표의 발언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특히 정동영 의원이 애지중지하고 있는 개성공단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대표의 햇볕정책은 안 후보와 엇박자였기 때문에 도내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된 유세를 듣고 국민의당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 등 도내 국회의원 7명이 도내 곳곳을 돌면서 안 후보 지지유세를 펼치며 고군분투 했지만 도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런 국민의당의 문제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또 국민의당이 지난달 17일 첫 유세지로 전주를 선택하며 기선제압에 나섰으나 안 후보는 전북과 관련된 공약대신 호남정신을 말하는 등 대부분 전북이 아닌 호남을 자주 언급했다. 다음날 열린 문재인 후보의 전주유세는 안 후보와 달리 호남보다 전북을 앞세웠고, 새만금과 군산조선소 등 전북공약에 치중하는 연설에서 국민의당의 전략부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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