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살아 움직이기에 늘 변화하는 곳이다. 변화가 다가오면, 현상을 유지·발전시키려는 조직과 현상을 뛰어넘어 혁신하려는 조직 간의 대립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속성공을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가 미래의 디딤돌로 연결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때로는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잘 정리해서, 과거의 디딤돌이 오늘과 미래의 걸림돌로 돌변하는 사태를 막기도 해야 한다.
 코닥은 한때 세계적인 필름회사로, 디지털 카메라의 원천기술도 보유했었지만 변화 대신 현실에 안주하다가 결국 사라져버렸다. 변화에 둔감하다가 사업 확장에 실패한 기업에는 노키아, 소니, 파나소닉 등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에어비앤비(Airbnb)는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 제공사로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을 임대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 결과, 기업 가치는 무려 300억 달러 이상으로 우버(Uber)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기업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사례로 볼 때, 현장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업과 농촌에도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기후변화, 작물과 품종변화, 병해충 방제, 비료사용과 같은 농업생산요소도 변하고 있고, 외국인 노동인력 유입, 귀농귀촌인구 변화, 농업의 6차산업화와 같은 변화도 만만찮고, 쌀 생산과잉과 소비감소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변화로서 대응이 시급하다. 문제는 이같이 복잡하고 민감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자들은 자기입장만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발생되는 실패에 대한 책임에 있어서도‘내 탓’보다는‘남의 탓’만 하면서 일을 계속 꼬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뛰어난 리더는 심각한 문제를 핵심과제로 만들어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리더는 역경에 처해서도 올바른 판단과 조치를 해야 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은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풀고자 Top 5 융·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로 쌀 적정생산과 소비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쌀가루 전용 품종인 ‘한가루’도 개발하고 원료곡 생산단지도 조성해 쌀 소비를 확대시키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또한 농진청은 연륜이 있는 직원들을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담당관으로 배정해 지역농업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필자도 2011년부터 영광군 지역담당관 활동을 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영광모싯잎송편 사업을 성공시킨 결과, 연 300억 원대의 매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이후에도 농진청 출신의 밭작물 육종가를 활용해‘옥당모시’를, 전남도농업기술원과 협업으로‘옥당동부’를 개발한 결과, 영광모싯잎송편은 지리적표시제품 인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달성군 농업기술센터 역시 농진청 출신의 시설원예전문가를 기술위원으로 활용해 지역현안문제에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업과 농촌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변화에 대응하기까지 발생될 수 있는 문제는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 변화의 폭풍을 발전의 순풍으로 바꾸어야 농업과 농촌이 지속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면한 농업농촌 문제에 대해 해결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시·군 단위의 농업기술센터와 도 단위의 농업기술원, 국가단위의 농진청 전문가들 간의 협업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농업 활력화를 위해 농촌진흥기관 출신 전문가들의 활동무대도 한층 넓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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