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촌에서는 3개 농가 중 1개 농가는 농사로 생계를 못 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6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농촌의 특징 중 영세농과 2종 겸업농이 증가한 게 눈에 띈다. 2종 겸업농이란, 겸업 수입이 농업 수입보다 많은 농가를 말한다.
농업소득 감소의 극복과 농업생산력 유지를 위해 정부가 조직화, 규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은 반대의 현상이 생기고 있다. 현재 고령화 등으로 전체 농가 수는 줄고 있는데, 경작지 0.5ha 미만의 영세농은 49만6087가구로 전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또한 전체 농가의 46.4%를 차지하며 비율 역시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아울러 전업농은 59만7260가구로 전년에 비해 0.2% 감소하는 동안 2종 겸업농은 34만3276가구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영세농이 절반에 겸업농이 3명 중 1명인데, 이들에게 농사는 오히려 부업인 셈이다.
2016년 농가 수는 106만8274가구로, 전년에 비해 1.9%가 사라졌다. 농촌 소가족화 및 고령화 등이 가속되고 있어 100만 농가도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100만6166명으로, 전체 농가인구의 40.3%를 차지했다. 이는 농가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농촌으로의 인구 유인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전체 농가에서 70세 이상 경영주가 차지하는 비율이 39.4%로 전년비 1.6% 증가한 반면, 50세 미만 경영주의 비율은 7.5%에 불과하며, 40세 미만으로 계산하면 1.1%로 떨어진다.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층이 농촌을 회피하는 것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먹고 살기가 막막하다. 농사만으로는 생계를 부지하기 어려운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지금 젊은 층에게 농촌으로 가자는 말을 할 수는 없다.
한쪽에서는 농촌 일손이 부족하다면서, 실제는 젊은 층이 농촌에서 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거 농촌 젊은이가 도시로 이동하며 꿨던 꿈은 단순하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일정한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학교 보낼 수 있고, 퇴직 시까지 안정적인 수입이 나올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도시로 향했다. 농촌으로 돌아올 때도 그런 희망이 필요하다. 우리 농촌이 젊은 피를 절실히 원하고 있음을 인정하자. 정부는 농사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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