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시장이 광주·전남지역 업체들의 독식으로 관내에 뿌리를 둔 토종 건설사들이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주시의회 이미숙 의원은 20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지역 주택시장을 광주 건설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며 “전주는 물론, 도내 지역건설사들은 물량이 없어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광주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아파트 분양대금만 연간 1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돼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호남을 관할하는 주요 공공기관이 대부분 광주로 쏠려 있어 지역경제의 ‘광주 예속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부영·부영주택을 비롯해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등이 광주에 본사를 두거나 출발했던 건설사들이다.

이들 광주 업체는 서부 신시가지와 혁신도시에서 대단위 아파트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역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며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특히 우미건설은 효천지구 공동주택 용지 2필지를 모두 낙찰받아 최근 분양에 나서면서 고분양가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효천지구 우미린의 경우 84㎡가 발코니확장비를 포함해 3억1500만원가량으로 국내 굴지의 브랜드 아파트들이 모인 덕진구 에코시티 보다 가격이 많게는 25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민간택지(효천)와 공공택지(에코시티) 차이로 분양가심의를 통해 거르지 못한 부분이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같은 각축전에 지역업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옛 라인 건설 직원들이 모여 설립한 영무건설 예다음이 반월동과 하가지구, 평화동, 중화산동, 여의동에 임대와 분양을 통해 겨우 선전하고 있을 뿐, (주)신일이나 광진건설, 비사벌건설 등 한때 ‘이름을 날렸던’ 관내 업체들은 종적을 감춘 상태다.

여기에 만성지구에 분양했던 중흥건설과 제일건설(주) 풍경채 모두 광주에 본사를 뒀고, 이들 건설사의 독식으로 관내 협력업체들마저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관내 업체들을 위해 컨소시엄 방식 도입 등 관련기관들의 묘안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광주 등 타지역 건설사들이 많은 수익을 벌어가면서도 지역환원에는 매우 인색해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북도와 전주시 등 자치단체, 지역정치권이 합심해 침체된 지역건설업체들의 숨통을 터주고 천마지구 등 도시개발사업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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