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의 시수당 강사료가 늘었지만 시수는 줄어드는 등 사실상 무의미한 처우개선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전북지역 학교예술강사 390여명에 대한 1차 배치가 공개된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다. 강사료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부대비용도 올랐으나 정부 예산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운영기관 입장에서는 시수를 줄이는 것 외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예산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높은 건 이 때문.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역 초,‧중‧고교‧특수학교 중 희망하는 학교에서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만화/애니메이션, 공예, 사진 8개 분야를 파견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국악 부문은 (사)전통문화마을이 운영하고 있고 그 외 7개 분야는 전통예술원 모악이 올해부터 맡고 있는데 일부 강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강사 수는 예년 선인데 반해 시수가 크게 줄어 개인당 시수도 감소해서다.

그도 그럴 것이 강사료가 시수당 4만 원에서 4만 3천원으로 3천 원 증가했고 이에 따라 산출되는 교통비, 보험료, 지방보조세도 증가한 반면 걸맞은 예산이 책정되지 못했다.

가령 국악 분야 올해 예산은 21억 9천 2백만 원(백만 원 단위 반올림), 지난해 예산은 20억 5천 5백만 원으로 약 1억 3천 7백만 원 증가했다. 작년 시수 3만 7천 1백 기준 시 강사비는 1억 1천 1백 만 원 증가하고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예산이 부족해진다.

때문에 올해 시수를 3만 8백으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9천 2백 만 원이 소요돼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증액비용이 부족한 수준이다. 실제로 개인당 평균시수는 280에서 240으로 떨어졌고 총 강사비는 지난해 14억 8천 4백만 원에서 올해 13억 2천 4백 만 원으로 줄었다.

7개 분야도 다르지 않다. 올해 예산은 39억 2천 8백만 원, 지난해 예산은 36억 6천 4백만 원으로 2억 6천 4백만 원 가량 웃돈다. 작년 시수 7만 6천을 적용하면 강사비는 2억 2천 8백 만 원 는다. 시수를 7만 1천 1백으로 축소한 결과 2억 1천 3백만 원이 든다.

시수 당 강사비와 부대비용을 감당하기에 부족한 예산은 시수 조정으로 이어졌고 각 강사들은 예년에 비해 적은 시수를 받기 이르렀다. 강사비가 올랐다곤 하나 시수가 줄어 급여 인상을 통한 예술강사들의 처우개선은 실현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복수의 예술강사들은 “강사비를 올리고 시수를 예년만큼 유지해야 의미 있는 거지 강사비만 달랑 올린다는 게 말이 되는가.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고려가 전혀 없다”면서 “다른 직업과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술강사가 생계인 이들도 있는데 200시수 정도 떨어진 강사들도 있어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지원사업 운영기관 관계자 또한 “학교 배치와 시수가 나온 후 항의와 문의가 하루 수 백 통에 이른다. 점심 식사도 걸러 가면서 응대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시급이 오르면서 예산이 늘어나는 게 정상인데…이번 예산을 보고 사태를 각오하고 있음에도 어려운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전북 뿐 아니라 전국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문체부 차원의 대책마련과 운영기관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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