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특성화고 현장실습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들이 사회적 논란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 ‘취업’이라는 원초적 정의 판단부터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현장실습을 ‘현장교육’으로 바라보는 학교와 ‘취업’으로 해석하는 기업, 이도저도 아닌 학생 등 수십 년 전부터 암묵적인 합의 하에 현재와 같은 비극을 자초했다는 해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서로의 해석과 관행을 알면서도 각 측의 여러 제반 사정을 이유로 이렇다 할 대안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은 것이 결국 지난 1월 전주에서 발생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사망사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8일 오전 11시 전북도교육청 8층 회의실에서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채정배 전북교육청 장학사는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에 대한 소고’를 통해 각종 획일적인 취업률 향상 정책이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성장에 대한 성과로 나타났다며 구조적 문제 사항들을 지적했다.
채 장학사는 ▲서로 상충되는 현장실습 운영 목적 ▲직업계고의 취업률 평가 ▲우수한 산업체의 현장실습 발굴의 어려움 ▲현장실습 및 취업 관련 업무 개선 필요 ▲현장실습 전 학생 교육의 내실화 ▲추수(추후)지도 ▲탐색기회가 없는 실습업체 선택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우선 기업과 학교, 학생 등 3자 간 의식변화를 통해 현장실습 내실화를 바라야 한다고 언급한 채 장학사는 학생들의 취업여부를 산술적으로 평가하는 현재 직업계고 취업률 평가방식에서 암묵적으로 교사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고교의 취업률 평가는 결국 예산배정과 관련된 시도교육청의 평가로 이어지고, 교육청은 단위학교의 취업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학생 특성과 학교가 위치한 지역, 산업분야의 규모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방법이 오히려 파행적인 현장실습 운영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현장실습 내실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 업체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학교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실정과 기업 발굴이 단위학교의 취업담당교사와 3학년 담임교사의 업무로 치우쳐져 있다는 문제를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추수(사후)지도가 되려면 학생의 작업(생활)환경을 꼼꼼히 살피고, 학생이 현장실습에 대해 느낀 점, 어려운 점, 건의사항 등을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 장학사는 “현장실습생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탐색기회를 갖지 못하고 파견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상당수의 학생들이 실습업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파견되고 있다”면서 “상당수 실습업체가 취업체로 연계된다는 점에서 실습 전 다양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파견 전 관심·희망 업체 3~5곳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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