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행복이라는 단어만큼 절실한 것도 없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인간이 그 자체로서 추구하는 유일한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우리가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부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력이나 명성 등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아주 어려운 질문이지만 여러 가지 답변을 내놓을 수는 있다. 사전적 정의를 보면 심신의 욕구가 충족돼 부족함이 없는 상태 혹은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정서적 또는 감정적 상태다. 일반적으로 행복을 느끼는 상황은 화목한 가정이나 애정이 넘치는 결혼, 경제적 안정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불행하다는 생각은 인간관계의 파탄이나 불의의 사고, 실직, 갈등 등을 들 수 있다.
  행복과 관련돼 자주 논의되는 게 경제적 풍요다.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까하는 문제다. 보통 경제력과 행복은 어느 정도까지는 관계가 있지만 경제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그 상관관계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행복지수가 전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덴마크의 경우 ‘휘게 라이프’가 키워드다. 휘게란 덴마크어로 편안함, 따뜻함, 안락함을 뜻한다. 그래서 휘게 라이프라고 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풍요와는 거리가 있다. 굳이 부자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휘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행복지수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유엔자문기구 SDSN이 얼마 전 ‘세계 행복 보고서 2017’을 냈다. 보고서는 세계 1위의 행복지수를 가진 나라로 노르웨이를 꼽았다. 노르웨이는 돌봄, 의사결정의 자유, 관용 등 사회적 행복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어 2위는 휘게 라이프의 전형인 덴마크, 3위는 아이슬란드, 4위는 스위스, 5위는 핀란드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55개 조사 대상국가 중 56위를 기록해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한국의 순위는 꽤 높은 편이다. 여러 조사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늘 100위권이었다. 수치로만 본다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경제력과 행복도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보아 무리가 없다. 소득은 느는데 행복은 오히려 뒷걸음질하는 형국이다. 그러니 한국 사회가 과연 좋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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