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술집,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 폐기물이 도심 곳곳에 쌓이면서 전주 시내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시와 시의회, 소각장 주민지원협의체 간 갈등이 원인으로 시민들은 물론, 술집, 음식점 등 상인들도 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전주시 덕진동, 효자동, 중화산동 등 상가·주택 밀집지역을 살펴본 결과 도로변과 인도 곳곳에는 수십여 개의 종량제 봉투가 빼곡이 쌓여 있었다.

덕진동 덕진광장 한 상점 앞에는 꽉 찬 10여 개의 종량제 봉투가 인도를 꽉 매웠고 학생과 시민들은 이를 피해가기 위해 차도로 내려오고 있었다.

효자동 신시가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 한쪽에는 이미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 인도와 도로에는 쓰레기에서 나오는 오물이 뒤덮여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시민 이모(25·여)씨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악취가 더 심해지고 있다”며 “하루 빨리 시와 주민들이 협의가 돼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화산동 유흥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으며 덕진동, 금암동, 효자동 등 원룸·주택가도 쓰레기로 대란을 겪고 있다.

이렇게 쌓인 생활 폐기물들이 제 때 수거되지 않으면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까지 발생해 학생과 업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실제 지난 21일 오후 10시 20분께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구정문 대학로 한 오락실 옆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상가 안에 있던 상인들과 손님, 인근에 있던 20여 명의 학생들이 대피했다.

새카만 연기가 퍼지고 불이 치솟자 인근 상가 업주들과 종업원들이 소화기로 긴급 진화를 한 뒤 출동한 119대원들에 의해 30여 분만에 진화됐지만 진화 과정에서 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뒹굴면서 이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곳은 인근 상가에서 나오는 생활 폐기물과 음식 폐기물 수거함이 있던 곳으로 생활 폐기물은 성인 남성 키 정도로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음식물 폐기물 통도 6개가 놓여 있었다.

소방당국은 쓰레기 더미에 담배꽁초가 떨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 오는 5월 20일 U-20 월드컵 국제 행사 개막식이 전주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도시 이미지 실추가 염려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은 현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시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양쪽을 설득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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