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 대학 동창인 고든 보커를 비롯해 제럴드 제리 보드윈, 지브 시글 등 세 사람이 1971년 창업한 회사다. 커피 원두를 파는 게 주 종목이었다. 이들은 커피 전문점이라는 컨셉을 처음으로 들여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스타벅스라는 이름은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1등 항해사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스타벅스가 한 단계 도약한 것은 순전히 1983년 마케팅 담당 이사로 합세한 하워드 슐츠 덕이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 참석했다가 길가에서 성업 중인 수많은 에스프레소 바를 보고 이를 미국으로 들여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슐츠의 꿈은 그가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창업주인 세 사람은 애초 슐츠가 매장에서 에스프레소를 편안히 마실 수 있게 하자는 슐츠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사업을 인수한 슐츠는 이국적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커피와 잘 어울리는 재즈 음악이 있는 스타벅스 가게를 현실로 만들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최고급 커피의 대명사로 받아들였고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를 특유의 노하우로 로스팅한 맛에 흠뻑 빠졌다. 가정과 직장에 이어 제3의 장소로서 스타벅스 가게를 자리매김하는 일도 벌어졌다. 누구나 점포에서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머물면서 인터넷이나 음악을 즐기는 안락한 공간이 된 것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세계 60여 개국에 1만9000여개 매장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만도 2013년 기준 약 148억 달러. 여느 다국적 기업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성세를 이루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커피 전문점 사상 처음으로 한국 진출 17년만의 성과다. 다른 커피 전문 브랜드들의 매출이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 정도인데 비하면 대단한 숫자다. 매장 수도 크게 늘어 지난해 1000호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업계에서는 원두커피 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한데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와 서비스 개발 등 현지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흔히 스타벅스에 대해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말을 자주 한다. 사람들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고급화된 이미지와 분위기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스타벅스를 즐기는 사람은 세련되고 문화를 아는 사람이 된다.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문화와 감성 없이 성공을 거두기가 매우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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