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통해 사고의 지평 '개척'

영화 속 평화의 자유 다양한 담론··· 명예회손 · 외설 시비 '공감' 사례 이병재 기자l승인2017.03.20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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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스물 한 살 여대생이 방에서 공부하다가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있다. 심지어 담배연기로 도넛까지 만들면서 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장면에 대해 민원이 접수됐다며 담배 피우는 장면이 꼭 필요한지 생각해 보라며 제작진에 ‘권고’(행정지도에 해당하며 방통심의위 제재 중 가장 낮은 조치)조치를 내렸다. 제작진은 ‘흡연 장면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시위에 가담하고 있는 당찬 여대생인 성보라의 캐릭터를 드러내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밝혔음에도. 제재 수위는 낮았지만 흡연 장면을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전현우(전북대 공공인재학과)는 영화 속 흡연 장면을 금지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전현우는 흡연 장면 금지의 문제점과 음주장면의 관대함을 비교 분석하면서 작가의 예술적 의도를 고려치 않은 금지는 표현의 자유를 해칠 것이다고 판단한다.
  전북대 공공인재학부 학생들이 대학생의 시각에서 영화 속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담긴 책 <영화 속 표현의 자유>(전북대 출판문화원)를 펴냈다.
  영화는 문학·연기·영상·음악·미술 등이 함께 어우러져 인간의 정신활동을 표현하는 종합예술로서 그 가치와 내용은 ‘상영과 관람’이라는 방법에 의하여 공표되고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영 및 관람의 자유는 영화의 자유의 본질적 요소에 해당한다.
  그러나 종종 영화예술의 자유는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다른 법익, 즉 제3자의 재산권, 명예를 비롯한 인격권, 외설시비, 음란성과 관련한 청소년의 보호 등과의 헌법적 가치와 충돌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명예훼손, 외설시비, 과도한 상업성, 사회적 논란 등과 관련한 영화를 소재로 판례 등을 통해 학생 시각에서 영화 속 표현의 자유에 대해 조명한 법인문학 서적이다.
  저술에 참여한 14명(임석희 최명수 전현우 경미진 배용민 김재구 김하은 이승윤 최민덕 오진환 김서희 이웅 김소연 신가연)의 학생들은 각자 표현에 자유에 대한 주제를 정해 명예훼손이나 창작의 자유, 외설, 인격권, 제한상영 제도 등 민감하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모토로 개최되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저술에 참여한 학부생들과 변호사, 영화인들이 함께 ‘영화 속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북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어 더욱 이목을 끈다.
  허강무 학부장은“이 책은 대학생들에게 보편적인 문화라 할 수 있는 영화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열고, 결과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기회가 됐다”며 “올해 전주영화제에 ‘자유’를 주제로 참여하고 내년에는 ‘인권’을 주제로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영화 속 표현의 자유>는 전북대가 학생들에게 직접 책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책벌레 기르기 프로젝트’에서 공공인재학부 학생들이 1위를 차지하며 대학의 출판지원금을 받아 출간됐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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