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이고 풍부한 감성을 지닌 시기, 어린이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도록 돕는 사전이 나왔다. 박성우 시인이 쓰고 김효은 작가가 그린 <아홉 살 마음사전>(창비)이다.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건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이고 이로 인해 친구, 부모님, 선생님과의 소통이 어려워지거나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생긴다. 요즘 아이들이 ‘불쾌하다’ ‘속상하다’ ‘억울하다’ 같은 다양한 어구 대신 ‘짜증난다’는 말을 자주 쓰고 긍정과 부정 의사를 ‘좋다’ ‘나쁘다’만으로 구사하는데서 알 수 있다.

책은 자기 마음을 확실히 알고 더 섬세하게 이해하며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감격스럽다’부터 ‘흐뭇하다’까지 마음을 형상화한 말 80개를 가나다순의 글과 그림으로 담고 있으며 각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한편, 그 또래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예로 든다.

‘좋다’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 등 기초적인 것부터 ‘산뜻하다’ ‘서럽다’ ‘안쓰럽다’ ‘정겹다’ 같은 구체적인 것까지 아우른다.

가령 ‘불편해’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고 괴롭다’고 언급하면서 선생님한테 거짓말 한 게 들통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 나를 잘 혼내는 삼촌이랑 밥을 같이 먹을 때 드는 마음, 싸운 적이 있는 친구와 짝이 되었을 때 드는 마음이라고 덧붙인다. 그림은 말다툼한 언니와 화해하지 않은 채 서로 등 돌리고 자는 모습이다.

이는 따뜻하고 유쾌한 동시로 어린이 독자에게도 사랑받는 박성우 시인이 고른 80개의 감정과 그림책 <나는 지하철입니다>를 펴내며 큰 주목을 받은 김효은 작가의 직관적이면서도 친근한 화폭으로 가능해졌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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