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하 대사습) 개선안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전주대사습놀이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중심의 대회추진과 조직위원장 외부전문가 영입은 내년을 기약할 수 없고, 잃어버린 대통령상을 당장 찾는 건 사실상 무리인 등 단편적이고 불분명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14일 전주시가 밝힌 개혁방안은 ▲조직위 중심의 대회 개최▲조직위원장에 외부 명망가 영입▲대통령상 훈격 유지 요청▲대회 9월경 연기다.

일단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하 보존회)에서 조직위로 집행주체가 바뀐다. 조직위원장을 보존회 이사장이 맡고 전체 조직위원 10명 중 보존회 회원이 5명이던 전과 달리, 조직위원장은 국악 전문가로 지명도가 있는 외부인이 맡으며 전주시장과 공동체제다. 적합한 인물을 물색해 이달 내 낙점한다.

조직위원은 15명으로 늘려 당연직 3명(전북도 담당국장, 전주시 담당국장, 전주MBC편성제작국장), 보존회 추천 회원 4명, 외부인사 8명으로 구성한다. 보존회 이사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이사들은 배제되지만 이들이 중도성향을 지닌 회원 4명을 선정하고, 외부인사는 조직위원장이 뽑히는 대로 협의해서 결정한다.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는 조직위원회 내 5명 안팎으로 꾸린다.

2015년 대사습 심사 비리로 박탈된 대통령상 찾기에도 힘쓴다.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대로 대통령상이 취소되면 판소리 명창부 장원 훈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그보다는 정부시상을 심사 및 결정하는 행정자치부에 상격 복원을 요청하는데 무게를 둔다.

대회는 기존 5월에서 9월로 미루고 그맘때 개최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문화재 야행과 분리한다. 행사와는 별개로 5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주 판소리 완창 무대’를 신설한다. 대사습 수상자나 완창 경험자를 택하고 최대 세 바탕까지 펼쳐 공력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이를 두고 2017년만을 위한 땜질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회 권위 및 수준과 직결되는 대통령상을 어떻게든 되찾고 받은 지원금을 활용코자 일회성의 부실한 안을 도출했다는 것.

핵심적인 건 추진주체 전환이다. 심사비리, 내부갈등 등 문제가 불거진 보존회의 영향력을 최소화한 건데, 전주시는 올해 조직위가 주도하지만 2018년 2월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면 그와 협의해 같이 가겠다고 밝혔다. 내년 체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직위는 4월~10월 단 6개월 운영되는 비상설, 비상임 형태고 위원들의 임기도 정해지지 않아 보존회 위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보존회가 자구책을 마련할 테지만 보존회 체제 문제점이 오랜 시간 누적된 만큼 조직위 체제 가능성을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상 금년 복원에 대해서는 행자부 확인 결과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년 복원 또한 불투명하다. 행자부 담당자는 “대사습에서 뇌물이 오간 게 밝혀졌음에도 대회 영향력이 커 대통령상만 지급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전주시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고 단정할 순 없지만 현재로선 다시 주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전국 국악대회에서 비리의혹이 생긴 상황, 조치를 취하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이어 “3월 초 밝힌 결과를 당해 연도에 뒤바꾼 사례는 없다시피하다. 비슷한 경우를 보면 최소 1년에서 최대 8년까지 상이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시는 부문별 상 조정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다.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 대통령상 이 없다면 대사습의 꽃인 판소리 명창부 부각과 기존서열을 고려해 다른 부문 장원의 상격 조율이 불가피하다. 전체적인 조정이 필요하고 다른 분야에서 불만을 제기할 수 있어 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회 수준과 방향을 결정할 조직위원장, 조직위원, 심사위원 선정위원이 어떻게 누구로 꾸려질지 기준도 모호하다. 대회와 조직을 튼실하게 꾸리는 게 관건임에도 전주 판소리 완창 무대까지 마련해 부피를 키우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미비한 대안은 상격과 예산에 대한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근본적인 발전방안을 고민해 달라 요구했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대회를 치르지 않으면 국무총리상, 장관상 같은 다른 상과 예산을 반납하는 걸로 안다. 한 번 쉬고 다시 확보하려면 어려우니 경연을 강행하려는 거 같다”면서 “장기적 안목 없이 어떻게든 치르고 보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두 해 하고 말 거냐. 아직 시간이 있으니 제대로 된 발전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제안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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