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 나들이철이 오기도 전에 삼겹살 값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AI로 인한 육계 가격 상승에다 김영란법 영향으로 쇠고기 소비마저 어렵게 돼 서민들 고기 먹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삼겹살 1㎏당 소매 가격은 1만8,766원으로, 평년(1만5,817원)보다 18.7% 올랐다.
심지어 조사 대상 중 일부 유통점에서는 삼겹살을 ㎏당 2만4,4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설 명절 도축 작업일수가 적어 공급량이 줄었고,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이 지난달 초부터 일부 지역 소, 돼지의 이동제한 조치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도매가격도 ㎏당 평균 4,647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3,980원)보다 16.7% 올랐다.
돼지고기 가격을 올린 원인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2011년 19㎏에서 지난해 23.3㎏으로 5년 사이 22% 이상 늘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2월 전국 20세 이상 소비자 7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돼지고기 소비실태' 결과에서도 소비자 10명 중 3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응답했고, 가장 선호하는 구이용 부위는 61.3%가 삼겹살을 꼽았다.
그러나 더욱 큰 원인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쇠고기 수요량 일부가 돼지고기로 이동했고, 최근 AI 발생 장기화로 육계 도매가격이 치솟으며 역시 돼지고기로 대체수요가 몰린 점이다.
이러한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앞으로 몇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육류가 크게 부족할 전망이다.
농경연은 3월호 돼지 관측 보고서에서 '삼겹살 데이'(3월 3일), 신학기 학교 급식, 나들이 수요 증가 등 수요는 증가하는데 반해 계절적으로 6월까지 공급은 줄어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3월 지육 도매가격은 ㎏당 4,400~4,700원, 5~6월에는 이보다 더 오른 ㎏당 최대 5,400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소비자 가격은 대부분 2만원대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게 된다.
전주시 중화산동 K씨(49)는 "가격을 올리는 돼지고기 취급 식당이 나올 것이고, 이에 따라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민 외식 메뉴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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