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언론의 위기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들이 점점 더 어려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영향력도 줄고 광고나 판매 수입 등 매출도 하락세에 있다는 것이다. 신뢰성과 권위가 쇠퇴하는 것은 물론 경영상태가 계속 악화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그 위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뉴스 공급과잉이다. 보통 다매체 다채널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과거와 달리 뉴스 공급량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미디어 외에 수많은 미디어들이 뉴스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1인 미디어까지 가세하니 뉴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
  또 포털 사이트라는 새로운 뉴스 플랫폼의 득세도 전통 미디어들을 위협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생산하는 소식들은 포털에 실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뉴스 소비행태가 포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도 온라인이나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신문이나 공중파 방송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못해 고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신문과 방송들의 광고 매출을 다 합해도 포털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물론 전통 미디어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격렬하다. 온라인 중심으로 비즈니스 시스템을 바꾸고 정보 제공과 권력 감시 비판 등 고유의 언론 기능을 활성화 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외주를 포함해 다양한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도 경주되고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든 노력들이 아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최근 한 기고문에서 페이스북을 위시한 구글, 애플 등 IT 기업들이 미국 기자 3000명을 지원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폈다. 앤드루 카네기가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듯 마크 저커버그나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IT재벌들이 3000명의 언론인들에게 풀타임 기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일 이들 테크 기업의 지도자들이 이익의 단 1%만 언론지원금으로 낸다면 미국 언론은 다음 세기를 위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다. 공공재라고도 한다. 단순히 기업 논리로만 따질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언론의 입지를 흔들고 있는 IT기업들이 언론에 돈을 내놓는다는 것은 앞뒤가 잘 맞는다. 다만 이 지경이 되도록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전통 미디어들도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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